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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만의 '온돌'

최지혜 학생기자 기자  2015.02.25 17:3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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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추운 날씨에 보일러를 켜면 방바닥이 따뜻해지면서 집 안 열기가 한껏 훈훈해집니다. 고향의 아랫목은 꽁꽁 얼었던 손발을 금세 녹입니다. 또 엉덩이가 따끔따끔해질 정도로 뜨거워지기도 하죠. 

'난방을 튼다'고 하면 바닥부터 따뜻해지는 것으로 기대하곤 합니다. 바닥이 데워지면서 방안 공기도 따뜻해지는 수순이죠. 이는 당연하고 보편적인 일 같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입니다. 우리가 '바닥 난방'에 익숙한 것은 오래 전부터 이어온 '온돌'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닥온돌난방 방식을 가장 먼저 사용한 민족입니다. 산이 많은 한반도에서 화강암을 구하는 일은 쉬웠기에 온돌은 예로부터 평민들에게 쉽게 보급되었죠.

고려시대엔 귀족과 평민이 모두 집 안에서는 신발을 벗고 지냈는데요, 귀족은 여기에 의자나 평상 등을 들여놓아 그 위에 앉았던 반면, 평민은 온돌방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습니다.

조선시대로 들어서면서 사대부들은 온돌난방이 좌식생활에 알맞은 난방방식임을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온돌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고급화되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온돌은 평민에서 귀족까지 신분을 아우르며 겨울을 나는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추울 때 방바닥을 데우는 주거난방은 현재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죠.

좌식 문화가 자연스러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방바닥 전체를 뜨겁게 했다는 점에서 그 고유성이 잘 드러납니다.

서양의 경우, 벽난로에 불을 피워 공기를 데웠는데요, 우리와는 달리 입식 문화이기 때문이죠. 일본은 다다미 바닥을 주로 사용해왔기 때문에 바닥을 데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방 가운데 화덕을 놓아 그 주변을 데웠죠. 반면, 중국은 우리와 같은 좌식 문화지만 실내에서 신을 벗지 않고 의자를 이용했다는 점과 잠자는 곳만 불을 지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일본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복궁과 중국의 자금성은 서로 비슷한 시기에 건축됐지만, 당연히 온돌 기능은 경복궁에만 들어가 있죠.         

외국의 사전에도 온돌은 'Ondol'이라고 수록돼 있고 그 어원을 한국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난방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죠. 근래에 들어서는 유럽 등 서구에서도 한국의 온돌난방 문화를 종종 볼 수 있다고 하니 뿌듯한 일입니다.

추운 겨울, 온돌 아랫목에 오순도순 모여 이야기와 정을 나누던 우리 고유의 정감 있는 문화까지 세계 곳곳에 잘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최지혜 학생기자 / 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