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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박삼구와 금호산업…1조원대 빅딜 성사될까

25일 오후 2시 LOI 접수마감, FI 유치로 '호남기업' 명맥 유지 관건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25 11: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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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금호산업(002990) 인수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호반건설 등 대기업 자본에 이어 국내 토종 사모펀드(PEF)까지 가세하며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일인 이날까지 MBK펀드와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사모펀드(이하 IBK펀드) 등이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고구마줄기'…그룹 지배구조 정점

금호산업은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리조트'로 이어지는 금호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고 그룹 주력사업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인수합병(M&A)시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로 통한다.

김경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 매수자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같은 항공계열사와 광주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보유한 금호터미널, 통영 마리나 리조트, 워터파크, 아시아나컨트리클럽 등을 가진 금호리조트 같은 알짜 계열사 경영권까지 손에 넣게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장부가 대비 실질 자산가치가 상당히 높아 내수기업이 인수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금호산업 주가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달 15일 잠재적 투자자 60여곳에 투자안내서(티저·Teaser)를 발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급등세를 탔다. 지난해 12월9일 장중 1만4250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초 들어 2만1000원선으로 올라섰고 지난 13일에는 장중 3만1400원까지 치솟으며 불과 석 달 사이 1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박삼구 회장과 국내 사모펀드가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한다. 그룹 지배권을 두고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과 마찰을 빚었던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에 사활을 건 상태다.

반면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펀드는 금호고속 매각과 더불어 금호산업 인수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면서 그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금호고속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두고 맞선 상황에서 IBK펀드는 지난 23일 금호고속을 5000억원 미만에 되사가라는 최종 매각안을 금호그룹에 제시했고 금호그룹 측은 내달 9일까지 매각안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는 6월 해산되는 IBK펀드 입장에서는 2012년 8월 금호고속 지분에 투자해 2년간 걸렸던 매각제한(lock-up)이 풀린 만큼 매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어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는 압박용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자금 '1조원+ɑ'… 재무적 투자자 유치 절실

박삼구 회장 측이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무엇인지도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4000억원대 후반으로 제시된 금호고속 인수가격이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IBK펀드가 금호와의 갈등 구도로 상황이 불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해 일부러 매각 가격을 절충해 빠르게 거래를 추진하고자 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금호그룹 측은 금호산업 입찰 결과를 지켜본 뒤 금호고속 인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자금 조달과 관련해서 두 건을 모두 떠안기에는 부담이 될 수도 있어 제3자 인수 가능성도 여전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은 57.5%로 시장가치는 5000억원 상당, 인수 이후 정상화를 감안하면 소요자금은 최대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모두를 되찾는다고 선언한 박찬구 회장으로서는 최소 '1조원+α(알파)'의 뭉칫돈이 필요한 셈이다.

박 회장은 본인 5.13%, 장남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4.94% 등 10.07%의 금호산업 지분을 갖고 있으며 '50%+1주'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를 위해서는 나머지 40%의 지분을 가져와야 하며 이는 시장가치로 950억원 상당이라는 추산치가 나온다.

만약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현금을 수혈할 경우 절반인 580억원가량을 조달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재무적투자자(FI)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금호산업이 '호남기업'으로 높은 인지도를 쌓은 만큼 정치적인 논리로 재계 안팎에서 박 회장을 지원사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박 회장의 우위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편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의향서 접수는 25일 오후 2시 마감되며 호반건설과 롯데, 신세계, CJ 등 항공, 운송업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과 국내 사모펀드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