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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고배당·SK증권 돕기…합병 본격화 전 마지막 최태원 챙기기?

SK(주)+SKC&C 합병설 등 이슈도 가석방 맞물려 관심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2.24 14: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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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그룹이 계속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 C&C가 고액배당을 하면서 그룹 총수의 몫에 대해 호사가들의 화젯거리가 공급된 데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분을 매각하거나 SK(주)(지주사: 이하 SK)와 합병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합병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한다.

낱낱의 소재로 봐도 흥미롭지만, 전체적으로 '석방 이후' 국면에서 그룹 전체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놓고 배열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회사인 SK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극히 적다. 하지만 최 회장은 그룹 전체를 '옥상옥' 지배구조를 통해 장악한다. SK의 최대주주는 SK C&C이기 때문. 이는 두 기업의 합병 이슈가 큰 관심을 모으는 배경이 된다.

시장에서는 합병 전제조건인 SK C&C의 기업가치 상승이 어느정도 충족된 것으로 보고 있다. SK C&C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합병 후 최 회장의 지배력은 커진다. SK와 SK C&C의 합병설은 SK C&C가 증시에 상장하던 2009년부터 나돌았는데, 두 회사의 합병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SK C&C의 기업가치 상승이 따라붙었던 것이다.

양사 합병을 통해 옥상옥의 경영구도를 바꾸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확보할 수 있다. 또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 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지난해 봄 기준 SK C&C의 내부거래 비중은 50%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

다만 합병 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SK 주주들의 불만(국민연금을 비롯한)을 살 수 있다. SK C&C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며 2015년 예상 주가순이익비율(PER)이 이미 25.8배에 달한다. 합병비율 산정 때 SK 주주들에게 적잖은 부담요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영어의 몸인 상황에서 그룹 전반 넓게 보면 후계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양사 간 합병을 단행하는 문제를 천천히 갖고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담장 안에 갇혀서까지 재산에 집착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오해는 사면이나 가석방 등의 가능성을 더욱 낮출 수 있는 부정적 요건으로 풀이된다(최 회장은 이번 3·1절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형기의 반 이상을 채운 상황이라 언제고 이 같은 카드에 대한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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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런 가운데, SK S&C의 고배당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해석이 필요하다.

SK그룹은 원래 고배당 이슈로 오래 관심을 받아왔지만, 특히 근래 2014사업연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더 화제를 모았다. 2005년을 기점으로 10년 연속 늘어난 것으로, 2013년도와 비교해도 주당배당금은 33%(500원), 총배당금으로 봐도 30.9%(208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일부 지분을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1년 전보다 더 많은 44억원을 이번에 챙기게 된 것이다.

최 회장은 영어의 몸이 된 이후로 각종 논란이 빚어지자 임원직 사퇴와 급여 반납 등으로 낮은 자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배당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태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첫째, SK C&C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이자를 갚아야 하는 등 쓰임새가 요긴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을 겹쳐놓고 보면 최 회장으로서는 SK C&C의 고배당 유지를 마지막 돈줄로 생각할 수 있다.

이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지만, 위에서 설명한 SK와 나 S&C의 합병 가능성도 함께 생각해 보면 '사실상 마지막 자금 파이프라인 가동'으로 보고 '돈을 끌어당긴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할 수 있다. SK C&C가 이익률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당 증가의 비율이 이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면 더 그렇다.

몰아주기 규제 등을 피해야 하고, 구조도 개편해야 하기 때문에 이는 단기성 이슈로 꼽힌다. 당장 손을 댈 것은 아니나 가까운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임금 등은 포기할 지언정, 배당이라는 주주의 권리 행사에는 집착하는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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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 회장의 경영권 확보와 자금 사정 충족, 현재 신변 문제 등을 최대한 조화롭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SK C&C 문제가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 SK증권 관련 문제도 그룹 오너 관련 이슈로 함께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증권과 SK이노베이션간 거래 관련 공시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양사는 600억원 규모의 금융상품 거래를 공시했다.

이는 SK그룹의 규모로 볼 때 적지 않은 금액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SK그룹의 현금성 자산 대부분을 SK증권에 밀어줄 신호탄격으로 이를 봐야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SK증권은 공정거래법상 이슈로 현재 최대주주가 SK C&C이지만 보유한 SK증권 지분이 적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래서 SK C&C의 보유지분 가치를 높이고 향후 합병으로 SK증권 보유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 회장 개인회사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 수순을 밟을지 주목되는 것.

최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된 후 투자 명목으로 SK증권에 사재 출연을 하고, SK C&C는 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매각한 후 SK와 합병하면 정리가 분명해진다는 성급한 예측도 일각에서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고 보면, SK C&C의 합병 처리는 그 시간이 구체적으로 언제일까 문제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오너의 신변 문제 처리 후 만개할 꽃임은 분명하다는 점 그리고 그런 점을 모두 예측한 큰 그림에서 그룹이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냐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를 돋운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