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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 편 증권사들 CEO 연임 기류에도 '방심은 없다'

올해 상반기 신한·한국·현대·미래·하나·키움 사장 임기 종료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23 1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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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년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교체 바람이 불었던 각 증권사 사령탑들이 올해 대거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장기불황에도 상당수 회사가 실적개선을 보인 덕분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되는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6일 임기가 만료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을 비롯해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3월20일)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3월31일) △변재상,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각자대표(각각 3월13일, 6월6일)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3월31일)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5월24일) 7명이다.

이 가운데 일본계 사모펀드인 오릭스로 주인이 바뀌게 될 현대증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기존 CEO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앞서 작년 2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 CEO로는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강대석 사장은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분위기다.

지난해 순이익 1182억원, 영업이익 1329억원을 거둬들이며 전년대비 56.9%, 31% 늘어난 실적을 달성해 신임을 얻은 만큼 오는 24일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자회사 사장단 인선이 발표될 때 강 사장도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2007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을 진두지휘한 유상호 사장 역시 8년째 최장수 CEO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작년 230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여 전년대비 180%의 성장률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인력감축 없이 업계 최상위권 실적을 유지하며 대형사의 자존심을 지켰다.

첫 취임 당시 47세로 최연소 증권사 CEO 타이틀을 거머쥔 유 사장은 2011년 업계 순이익 1위 탈환 이후 임직원의 깊은 신뢰를 얻고 있다.

개인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다진 키움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시사한 권용원 사장에 다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권 사장은 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이는 곧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핀테크에 대한 정책적 수혜 가능성과 함께 키움증권이 가진 잠재력이 맞물리면서 회사 몸값도 덩달아 치솟은 셈이다.

실적도 선전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755억8000만원으로 전년대비 31.3% 늘었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5941억7500만원, 1002억8000만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31.3%, 87.3% 불었다.

안정적인 실적과 연관 짓는다면 미래에셋증권의 각자대표 역시 투톱 체제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2011년 취임한 변재상 사장과 이듬해 합류한 조웅기 사장은 각각 증권사와 은행 출신 전문가로 시너지를 발휘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822억원, 영업이익 2051억원을 올리며 1년 만에 각각 165%, 190%씩 급성장했다.

이와 함께 작년 3월 하나대투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한 장승철 사장은 재임기간이 짧고 실적 역시 반등세를 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교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비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노조와 소송전에 휘말렸던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실적은 양호하지만 내부 반발이 고스란히 노출됐고 우선협상자인 오릭스가 자신들 입맛에 맞는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거나 공동대표로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조직 안정을 위해서라도 윤 사장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윤 사장이 현대그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각이 급물살을 탈 경우 자연스럽게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편 지난해 취임 1년여 만에 급작스럽게 사임한 강찬수 전 사장 이후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했던 KTB투자증권은 박의헌 전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을 신임 사장 자리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취임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와 박 내정자 모두 말을 아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