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평가절하 제2롯데월드 "안전을 論하다"

전문가들,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보다 안전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2.23 11:58:41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꼬박 2년 후면 세계에 세 번째로 높은 초고층빌딩이 서울 잠실에 들어선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등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다. 제때 사태수습만 잘했어도 이만큼 미운털이 단단히 박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을 지낸 이 시점에서도 일만 터졌다하면 모두 롯데 탓이라고 할 정도로 제2롯데월드에 쏟아지는 화살은 가혹할 만큼 잔인하다. 객관적 정보를 토대로 제2롯데월드의 안전문제를 진단해봤다.
 
제2롯데월드타워 높이는 총 555미터, 123층이다. 그만큼 무게도 만만찮아 무려 74만톤이나 된다. 다시 말해 천만 서울시민이 동시에 입장해도 탈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이러한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반이 튼튼해야 한다.
    
이를 위해 토목설계를 담당한 영국 에이럽(ARUP)社는 단단한 매트가 나올 때까지 땅을 파헤쳤다. 족히 37m는 팠다는 게 에이럽의 전언이다.

◆"모래사장 아닌 암반 위에 세웠다"

흡족할 만한 암반이 나왔지만 '부동침하(不同沈下)'도 걱정해야 했다. 구조물 여러 부분에서 불균등하게 침하를 일으키는 현상인 부동침하 방지를 위해 에이럽은 '지반지지 파일(Pile)'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이럽은 지질구성에 맞춰 상대적으로 약한 토질에 더 많은 파일을 심는 방식을 활용해 콘크리트 기둥 108개를 박았다. 박힌 말뚝의 깊이도 균열에 맞춰 저마다 달리했고 계기판을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제임스 시즈 왕초 에이럽 홍콩지사 부사장은 "기초공사 때 여러 계기판을 함께 묻었다"며 "현재까지 다섯 번 정도 계기 값을 읽어봤다"고 제언했다.

예측 값은 만족스러웠다. 지반 안전성이 '부르즈 칼리파 타워(두바이·828m·124층)'와 '골드파이낸스 빌딩(중국·597m·117층)'보다 뛰어났다. 최대 지반침하 추정치도 제2롯데월드타워가 우위였다. 부르즈 칼리파와 골드파이낸스 최대 지반침하 추정치는 각각 80㎜·150㎜지만, 제2롯데월드타워는 39㎜에 그쳤다. 현재 제2롯데월드타워 지반침하량은 9㎜다.

이와 관련 박홍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제2롯데월드 지반이 하천지역으로 암반이 약하다고 알려졌지만 국내 어디라도 10m 이상 파들어가면 단단한 암반이 나오기 마련"이라며 "제2롯데월드타워는 깊이가 37m인데다 지반지지력을 보강하기 위해 파일을 100여개씩 박아 별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하중을 견뎌내는 지지력도 제2롯데월드타워가 앞선다. 부르즈 할리파의 경우 무게를 견디는 지반 힘이 61MN/㎜지만 제2롯데월드타워는 172MN/㎜로 약 3배 견고하다.

쉽게 말해 부르즈 할리파 지반은 61MN의 하중이 가해질 때 1㎜ 지반침하가 일어나지만, 제2롯데월드타워는 이보다 3배 정도인 172MN의 하중이 실려도 1㎜ 침하가 이뤄질 정도로 튼튼하다는 얘기다.

◆위성 4대·센서 671개 '실시간 모니터링'

구조설계 또한 야무지고 굳세다. 제2롯데월드타워 골조설계를 맡은 레라(LERA)社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타워는 순간 최대풍속 128m/sec에서도 견딜 수 있다. 이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LA 지진하중보다 더 센 풍속에도 버틸 수 있는 수치다.

여기에 연속붕괴방지설계로 추가 안전까지 확보했다. 하중을 지탱하는 메가기둥 외 서브기둥 8개(코어벽체)를 구조물 테두리에 배치해 힘이 분배될 수 있도록 했다.
 
레슬리 얼 로버트슨 레라 설립자는 "제2롯데월드타워 메가기둥은 어디에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두껍다"며 "1945~1998년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이 불더라도 제2롯데월드타워는 안전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최첨단 종합관재시스템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롯데는 코어벽체와 메가칼럼 및 철골기둥에 스트레인 게이지를 설치, 시공 중 해석 값과 측정 결과를 비교·분석해 안정성이 확인되면 이를 종합방재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해 위성 4대와 기초 하부 지반부터 꼭대기 층까지 총 671개 센서를 작동하고 있다"며 "현재 지반침하와 수평변형을 측정한 결과 설계 단계 시 예상한 값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돼 건물구조 안전성이 확인된 상태"라고 말했다.

현황이 이렇지만 제2롯데월드타워 안정성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향후 안전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사고 만으로 제2롯데월드타워의 안전성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는 시선도 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