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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말리는 시누이 더 밉다' 신안군 설 민심

나광운 기자 기자  2015.02.21 14: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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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 민족의 고유 명절 설은 차례를 통해 조상을 모시고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우리나라 최대 명절로, 흩어져 생업에 정신 없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건강과 세상사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자리다.

이번 설은 무엇보다 먹고 사는데 힘들고 허덕이는 서민들이 담뱃값 인상과 증세에 대한 얘기가 화제로 밥상에 오르내리는 한탄이 많았던 설 명절이 됐다.

찻길로 6시간이 넘게 달려 다시 뱃길로 몇 시간을 달려 고향땅을 밟은 섬을 고향으로 둔 신안군의 설 민심은 어떠했을까.

8년 만에 새로운 수장이 입성해 변화하는 신안군의 고향 소식을 궁금해 하는 향우들의 생각은 발전하는 신안군의 희망보다는 '월조대포(越俎代庖)'의 심정이 앞섰다.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를 넘어 남의 직분이나 권한 따위를 침범하는 일'을 뜻하는 이 말은 군민의 표를 받아 군 의회에 입성한 군 의원들의 무리한 월권을 꾸짖는 탄성이다.

전반기 의장 선거를 두고 재선의원 측과 초선의원 측이 대립각을 세워 지역과 공직사회에 갈등을 조장하는 추태를 보였던 의회가 회기 중 말썽이 끊이지 않은 해외연수를 강행하고, 한 의원은 1심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게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다선의 한 의원이 군 발주의 공사에 개입해 자신이 알고 있는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강요한 사실이 알려져 지역 주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는가 하면 군 행정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소문이 공분을 사고 있다.

여기에 오는 3월11일 치러지는 전국 조합장 선거와 관련해 일부 의원이 자기 쪽 사람을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과 함께 의원 신분을 이용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기 쪽 사람을 지원사격하는 일까지 빈번히 행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가 고향을 찾은 향우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하고 있다.

심지어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의 인사에까지 개입해 자기 사람을 추천하는가 하면 수시로 의원 사무실로 불러 말을 듣지 않고 비 협조적인 공직자에게 불이익을 줄 것처럼 압력을 행사하는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조직에 갈등과 위화감을 조장하고 있다는 후문은 충격적이다.

군민의 화합과 지역 발전에 밤낮으로 뛰어도 부족한 도서지역의 개발에 대한 노력보다 자신들의 이익과 측근의 실익을 위해 눈이 먼 신안군 의원들의 행태가 설 명절 고향을 찾은 향우들의 입살에 오르고 있는 현실에 군 의원 당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때로는 '돌아서 가는 게 빠르게 가는 길이고, 참고 기다리는 게 지름길'일 때가 있다. 제7대 신안군 의회가 개원한지 겨우 7개월이 지난 현재 의정활동에 대한 고심보다 자기사람 자리 챙기기와 불법적인 공사개입 등 잿밥에 공들이는 일부 의원들은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는 옛말의 뜻을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