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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열정페이 농락 대신 양질 일자리 먼저"

[위기의 문사철 취준생 ③]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강다솔 기자 기자  2015.02.16 1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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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올해 취업시장이 험난하다지만 문사철(문학·철학·사학 계열) 학생들의 고민을 잘 짚으면 의외로 해법은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가 전국 대학교 3·4학년 재학생 783명(인문계 481명), 공학 302명(이하 이공계)을 대상으로 비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문계 학생 중 42.8%(이공계 33.8%)는 "진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고 답했다. 또 인문계 27.1%(이공계 8.9%)는 "주전공으로 취업 가능한 분야를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인문계열 학생들이 이공계에 비해 취업정보와 관련한 취약점이 있다는 방증이지만 달리 보면, 전공과 연관 있는 충분한 취업정보를 제공할 경우 문사철 학생들도 전보다 적극적으로 취업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교내 경력개발센터 활용하면 '취업가능성 UP'

취업을 고민 중인 문사철 학생들에게 교내 경력개발센터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교내 경력개발센터들은 현재 정부 및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전공에 맞는 취업상담, 모의면접 및 채용설명회를 제공하는 등 학생들이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외에도 학교별로 전용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이 학업 및 취업에 전념할 수 있게끔 지원한다. 연세대학교는 과외를 연결해주는 채용란을 따로 만들었고 서강대, 충남대, 이화여대 등은 취업에 취약한 여학생들을 위해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운영 중이다. 

국민대학교 경력개발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인영실 부장은 "인문계열 학생들이 취업문을 뚫고자 한다면 경력개발센터 활용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취업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학생들의 취업률이 학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약 7~8% 올랐다"고 설명했다.

'지식기반 산업' 관심 가져야

강소기업에 눈을 돌리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실  '중소기업' 하면 학생들은 '공장'을 떠올리곤 하지만 언론·출판·교육·서비스업 등 인문계열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서 갈 수 있는 중·강소기업이 의외로 많다. 즉, 학생들이 취업영역을 조금만 더 확대한다면 자신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얘기다.

이런 가운데 정부 역시 청년들이 강소기업에 관심을 갖도록 나서고 있다. 이달 8일 정부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개편했다. 지원금은 제조업 생산직 220만원, 정보통신·전기·전자 180만원에서 제조업 생산직 300만원, 그 외 전 업종 180만원으로 늘리고, 중도탈락이 높거나 정규직 전환율이 낮은 기업은 참여를 제한하는 등 청년들이 성공리에 기업에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노동부도 지난 5일 청년들의 눈높이를 감안해 산업 분야별로 우수한 강소기업 1만2455개를 선정한 것은 물론 '강소기업 워크넷' 및 민간취업포탈, 대학·자치단체(일자리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학생들이 전공에 맞는 강소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현재 취업을 준비 중인 Y모군(26)은 "요즘은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사회이다 보니 나 역시 대기업만 생각했는데, 청년위원회에서 중소기업을 홍보하는 영상을 보며 편견을 깰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급여만 생각하지 않고 진짜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기업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화진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청년들이 강소기업에 보다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전해서 강소기업에서 꿈을 이루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마을기업·청년기업도 '문 활짝'

지역활성화 및 창업을 꿈꾸는 문사철 학생들이라면 마을기업, 청년기업 및 창업 프로그램 등을 알아보는 것도 좁게만 느껴지는 취업시장을 뚫을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지역공동체를 재생시키고 마을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을기업 25곳을 선정해 총 8억3700만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전햇다. 이번 사업을 통해 마을기업을 양성하고 청년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을기업에 참여하려면 사회적 경제 홈페이지에 마을기업스토리를 등록한 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마을기업사업단에서 하는 사전교육을 필수로 받아야 한다. 아울러 사업비를 지원받으려면 내달 16일부터 20일까지 해당 자치구 마을기업팀에 지원신청서 및 관련 자료를 전달하면 된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이하 청년위원회)에서도 청년들의 창업을 돕고자 지난 11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과 함께 '영+원 프로젝트'를 실시하며, 예비 청년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두 팔을 걷었다. 

청년위원회는 내달 13일까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서 참가자를 모집하고 총 20명 내외를 선발해 '수원 영동시장'과 복합레저쇼핑몰 '원마운트'에 1년간 보증금 없이 저렴한 가격으로 입점할 수 있도록 한다.

신용한 청년위원장은 "창조경제는 청년들의 창의적인 장사 아이템처럼 우리생활과 매우 밀접하다"며 "민간기업과 정부가 힘을 모아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적 민·관 협력모델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