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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변속기 의지' 시장 판도 바꾼다

연비 기여하는 7단 DCT…수입차 위주 시장서 확고한 우위 차지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2.15 21:5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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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7단 더블 클러치 트랜스미션(이하 DCT) 장착 4개 차종의 연비가 평균 8.8% 개선되자 이를 주도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향해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엑센트를 시발점 삼아 공격적으로 DCT 적용을 확대하는 배경에 정의선 부회장의 '변속기 개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정의선 부회장 '개발 의지' 그대로 반영

최근 현대차는 을미년 들어 엑센트를 위시해 △벨로스터 △i30 △i40 등에 순차적으로 7단 DCT를 장착하고 있다. 이 결과 엑센트는 기존 모델(16.5km/L) 대비 연비가 10.9% 개선된 18.3km/L로 동급 최고수준의 연비를 갖췄으며, DCT를 장착한 4개 차종 평균연비는 8.8%나 향상됐다.

 

DCT는 자동화된 수동변속기다. 클러치 조작과 기어 변속을 자동화한 변속기로 우수한 연비, 스포티한 주행감 등 수동변속기의 장점과 운전 편의성 등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는 지난 1998년 전륜 5단 자동변속기 독자개발 성공을 바탕 삼아 2009년 완성차업체 기준 세계 세 번째로 독자 개발된 전륜 6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했다.

그러나 정의선 부회장은 여기 만족하지 않았다. 2010년에는 전륜 6단 DCT와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비 향상을 위한 변속기 독자개발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차는 이 과정을 통해 획득한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해 작년 7단 DCT 독자개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현대차가 DCT를 적용한 4개 차종은 △엑센트 10.9% △i30 9.8% △i40 10.5% 등 10% 안팎의 연비 증가율을 나타냈다. 강력한 주행성능에 초점을 맞춘 벨로스터 터보 역시 기존모델 대비 4.2%에 이르는 연비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출시 차종들에는 유로6 대응 디젤엔진 등 연비개선을 위한 다양한 기술이 집약됐다"며 "이 중 7단 DCT가 연비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비 좋은 7단 DCT '주도권 확보'

현대차의 공격적인 DCT 적용에는 정의선 부회장의 연비개선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 지난해 연비 로드맵을 발표한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25% 향상시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연비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 △초고장력 강판 및 알루미늄 확대 △친환경차 제품군 보강 등을 제시했다. 7단 DCT 개발과 적용은 파워트레인 라인업 강화에 해당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7단 DCT는 6단 자동변속기 대비 6~10% 이상 연비가 우세하게끔 개발됐다"며 "당사 7단 DCT 장점은 자동변속기에 버금가는 부드러운 변속감과 최소화된 변속소음으로, 글로벌 경쟁사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사실 최근까지 국내 DCT 시장은 폭스바겐이나 벤츠 등 유럽계 수입차 브랜드들이 주도해왔다.

지난해 기준 수입차 중 DCT 장착차량은 3만8800대로, 판매된 전체 수입차 대수(19만6000여대) 중 20%에 달한다.

글로벌 변속기 시장에서도 DCT 점유율은 지난해 5.4%(476만대)에서 2021년 9.4%(1000만대)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과 같이 소비자들이 빠른 변속감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유럽시장에서 236만대의 DCT 장착차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145만대가 판매되면서 전체 DCT 차량판매 중 30.6%를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1년 7월 벨로스터에 자체개발한 6단 DCT를 적용하며 국내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인 현대차는 7단 DCT를 개발하면서 수입차 위주의 DCT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과연 현대차가 '변속기' 변화를 통해 글로벌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2015년 초입을 지난 시점에서 많은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