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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대한항공, 여객실적 부진 겹쳐 골머리

영업이익 750% 급증에도 가장 중요한 여객매출 하락 지속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13 15: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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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땅콩회항'의 역풍을 톡톡히 맞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실적호조에도 분위기가 어둡다. 오너일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12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며 비난 여론이 다시 들끓는 가운데 수치상 드러난 여객부문 부진이 시장 예상보다 큰 탓이다.

일부 증권사들이 올해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언급하며 주가 띄우기에 나섰지만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개장 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전일대비 0.85% 하락한 4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교롭게도 조 전 부사장의 실형이 선고된 12일 대한항공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9502억원, 영업이익 1529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유가하락 등 비용절감 효과에 힘입어 758% 급증했다. 다만 외화환산손실과 S-Oil 매각 차손으로 당기순이익은 2719억원의 손실을 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전체 매출의 56.20%를 차지하는 항공관련, 특히 여객부문 매출이 전년동기와 전분기 대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목이다.

대한항공의 작년 4분기 별도기준 매출액은 2조8942억원으로 이 중 여객과 화물 등 항공부문 매출이 2조4253억원에 이른다. 화물매출은 7988억원으로 전년대비 4.4%, 전분기보다 16.4% 늘었지만 국제여객 매출은 1조5108억원으로 같은 기간 4.7%, 17% 넘게 줄었다.

1158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여객 부문은 감소폭이 더 커 전년대비 7.4%, 전분기대비 17.4%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여객 매출액은 4.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화물에 비해 여객부문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다"며 "탑승률(L/F Load Factor) 관리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달 11일 기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7개 항공사의 국내, 국제선 수송객은 총 8143만명으로 국내선 수송객은 2465만명(전년대비 10.3%), 국제선 소송객은 5678만명(11.4%) 늘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여객수요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2012년 2456만명이었던 총 수송객은 이듬해 2360만명으로 4% 가까이 줄었고 1년 만에 2349만명으로 감소했다.

무엇보다 매출액과 더불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탑승률은 '땅콩회항' 사건 직후 국내선의 경우 59.6%까지 급락해 외항사 평균 76.9%는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77.9%에 크게 못 미쳤다.

김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화물 탑재율은 꾸준히 좋아지고 있지만 국제여객 탑승률은 2012년 이후 계속 낮아지는 상황"이라며 "재고가 없고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큰 운송산업 특성상 국제여객 탑승률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물론 여객부문 실적 부진이 '땅콩회항' 사태로 인한 탑승객 이탈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작년 12월로 실적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기에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사건과 대한항공의 향후 실적을 연결 짓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했던 대한항공의 마케팅 특성상 수요가 부진해질 수 없는 구조라는 의견도 있다. 여객부문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인하 전략을 더한다면 올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항공여객시장에서 대한항공은 프리미엄(고가) 전략을 구사해 시장대비 수요가 약했던 측면이 있다"며 "항공권은 평균단가가 높아 가격에 민감한데 최근 소셜커머스 등에서 할인 항공권을 파는 등 일부 전략을 바꾸는 분위기"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