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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컨택센터] "성장·배려 이런 곳 또 있나요?"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

자율성 보장되는 한국의 '자포스' 지향…"우월한 컨택센터 문화로 자리잡기를"

추민선 기자 기자  2015.02.13 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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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는 실적 보다는 상담사 성장 가치에 주목합니다. 다양한 성장지원 교육과 즐거운 회사 분위기 조성을 통해 상담사의 성장을 돕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도록 유도하죠."

△소속감 부여 △즐거운 회사 △성장 지원, 이 3가지 키워드를 기업가치로 삼는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는 지난 2012년 6명의 상담사로 출발한 신생 컨택센터지만, 현재 200여명의 상담사가 근무하는 어엿한 컨택센터로 성장했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고객지원센터는 본사에 4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나머지 상담사는 외부 센터에서 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는 직접고용과 아웃소싱 3사가 상담센터를 꾸리고 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사들과 함께 즐거운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들어봤다.

◆음악과 함께하는 컨택센터

우아한형제들 사무실 입구에 들어서자 일반 컨택센터와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조용한 한 분위기의 센터가 아닌 신나는 음악과 함께 상담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

좌석 역시 칸막이가 아닌 탁 트인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상담사들은 자유롭게 옆자리 상담사와 의견을 나누며 정보를 공유한다.

이 같은 우아한형제들의 컨택센터 운영방식은 형식적인 상담센터의 고정관념을 깨는 '일탈'에 가까워 보이기까지 했다.

천세희 고객지원센터 센터장은 "컨택센터에 음악을 트는 것은 김봉진 대표의 아이디어"라며 "커피숍에서 흘러나오는 적당한 소음이 있어야 사람들이 대화를 한다는 점에 아이디어를 얻어 컨택센터에 도입했다. 음악이 없으면 삭막한 분위기지만, 적당한 음악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 상담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상담사들은 조용한 분위기에서의 상담보다 적당한 음악이 근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박성희 상담사는 "디제이를 선정해 신청음악을 받고 다음날 신청곡을 틀어주고 있다. 귀에 거슬리지 않은 음악은 상담효과를 높이고 상담사가 즐거운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귀띔했다.

한편 상담업무의 절반이상은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 광고주 문의, 초기 사업체 매뉴얼 설명, 이용자 사이드 결제 확인 요청 등이다. 반면, 직접 전화를 이용해 주문하는 중개업무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중개업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천 센터장은 "고객문의사항은 월평균 1만5000건이다. 하지만 컴플레인 발생은 40건, 0.1~0.2% 수준으로 컴플레인 발생률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직원의견 반영한 다양한 힐링 프로모션

우아한형제들은 업무에 지친 상담사를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샤방샤방 프로모션'은 한달에 한번 근무시간 중 2시간의 자유시간을 부여하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2시간 쿠폰은 모든 직원들에게 부여되며, 2시간 동안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에 더해 김봉진 대표는 자유시간 동안 상담사들이 네일아트, 미용실, 마사지등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접목하면서 지금의 '샤방샤방 프로모션'이 탄생하게 됐다.

이외에도 신입직원을 위해 선임 상담사와 짝을 이뤄 식사비를 지원하는 짝꿍 프로모션, 친구를 소개해 3개월 이상 근무할 경우 소개자와 입사자에게 모두 상품권을 지급하는 '내친소(내친구를 소개합니다)' 프로모션, 타 업무에 대한 경험을 지원하기 위한 '넌 나의 멘토'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천 센터장은 "모든 프로모션은 직원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온다"며 "특히 '넌 나의 멘토' 프로모션은 상담사들이 다른 업무를 경험해 봄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은 본사직원뿐 아니라 아웃소싱 소속 직원들에게 다양한 교육과 행사에 참여시킴으로써 개인역량 발전을 물론, 소속감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5가지 평가항목 외 개인업무 방식 존중

우아한형제들 고객지원센터는 억양, 말투, 통화시간, 상담품질 등 정형화된 일반적인 컨택센터 기준을 적용하지도, 평가하지도 않는다.

천 센터장은 "상담사는 모두 힙합뮤지션이다. 5가지 규칙인 인사,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고객정보 정확히 확인, 정확한 답변, 혜택제안 요소만 지키면서 프리스타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자유로운 상담은 오히려 고객 클레임을 줄이는 동시에 내부 상담사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첨언했다.

일반 컨택센터 상담사들이 평가기준과 성과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이직을 결심하는데 비해 우아한형제들에서는 5가지 외 다른 요소는 평가하지 않는다. 또한 모든 평가항목은 숫자가 아닌 O, X로 표시해 평가한다. 기계식 평가는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컨택센터의 고질적인 문제인 이직률문제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수치로 계산조차 불가능한 0%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해 12월 잡플래닛과 포춘코리아에서 공동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에서 중소기업 부문 1위에 뽑힌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아한형제들의 회의시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자유롭게 회의를 진행하며 업무를 공유하고, 중요한 사항을 체크한다. 업무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상담사 스스로가 조율해 업무프로세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수인 상담사는 "억압이 없고 자율성이 보장되는 점이 바로 우아한형제들의 모토이다.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자유롭게 의사전달을 하고 개선해 나아간다. 이러한 우월한 조직문화가 우아한형제들의 최대 강점"이라고 자부했다.

천 센터장 역시 "우아한형제들의 고객지원센터는 한국의 '자포스'로 소문나길 희망한다"며 "또한 우아한형제들의 조직문화가 다른 컨택센터에도 적용돼, 상담사는 힘든 직업, 감정노동을 겪는 직업이 아닌 즐거운 직업·일하고 싶은 직업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