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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원' 파격가…재벌 비상장계열사 헐값거래 의혹

GS그룹, 4개사 주식 매각…이랜드·삼성·동부·LS 등도 포함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13 09: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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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재벌그룹 일부 비상장계열사에 대한 평가액이 '주당 1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 오너일가의 주식불리기 용도로 이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 계열사는 자본잠식 상태인 경우가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회생가능성이 높고 총수일가가 대주주이거나 소유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1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올해까지 자산 5조원 이상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비상장계열사의 주식매매 내역을 조사한 결과 △GS △이랜드 △삼성 △동부 △LS그룹 등 9개 재벌그룹 소속 일부 계열사들이 주당 1원에 거래됐다. GS그룹이 GS폴라텍, 코스모앤컴퍼니, 코스모산업, 코스모촉매 등 4개사로 가장 많았고 이랜드그룹은 프리먼트, 리드온 등 2개사, 삼성과 동부, LS그룹 등은 각각 에스에스엘엠, 동부팜, 트리노테크놀리지 등 1개사가 '파격가'로 거래됐다.

이들은 대부분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거나 최근 2~3년간 적자누적에 빠졌다는 이유로 회계상 최저가로 평가됐다. 그러나 연매출과 자산이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등 회생 가능성이 높은 곳도 있으며 주식을 사들인 이가 오너일가 소유 계열사거나 개인이라는 점에서 '주식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GS그룹 계열사인 코스모화학과 코스모산업은 작년 11월 보유 중인 코스모앤컴퍼니주식 94만2700주를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에게 94만2700원에 팔았다. 허 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같은 시기 코스모앤컴퍼니 등은 코스모산업주식 27만8000여주를 역시 주당 1원에 전량 허경수 회장에게 매각했으며 허 회장의 아들은 코스모촉매 주식 28만8000주를 친족들로부터 사들여 회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동부그룹도 내용은 비슷하다. 동부팜화옹은 보유 중인 농업법인 동부팜 주식 12만7천여주(23.66%)를 동부팜한농에 지난 2013년 12월 주당 1원을 받고 팔았다. 당시 동부팜도 적자로 자본 잠식 상태였으며 매각 이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자녀가 동부팜한농의 대주주가 됐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월드 역시 보유 중인 또 다른 계열사 프리먼트 주식 40만주를 개인에게 40만원에 처분했으며 이랜드건설 등은 시스템통합 계열사 리드온 주식 76만4000주를 이랜드월드에 주당 1원씩을 받고 매각했다. 이랜드월드는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과 부인 관숙재씨가 각각 40.59%, 8.05%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99%에 달하는 오너지배 기업이다.

한편 일부 재벌 총수일가가 비상장계열사를 배당금 등 개인 곳간처럼 전용하고 있다는 비난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상장사와 달리 경영실적과 주식가치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적자상태의 비상장계열사에서 순이익을 웃도는 과잉배당을 챙겨가는 경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년 국내 33대 기업집단 소속 비상장사 1098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수일가들이 챙겨간 배당액이 1인당 수천만원에서 수백억원대에 달했다.

일례로 허창수 회장의 친인척인 허서홍씨 등은 GS 계열인 삼양인터내셔날 등 비상장사 4곳에서 104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겼고 부영그룹 소속 광영토건은 같은 기간 순이익이 7억7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이중근 회장과 장남 이성훈 전무에게 100억원을 배당해 비난 여론에 휩싸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