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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잠긴 문도 다시 보자" 빈집털이 주의보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2.10 16: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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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혼 초 현관문 잠금장치를 일명 '번호키'로 바꿔달고 괜시리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는 작은 일 하나에도 의미을 부여하고 행복함을 느끼곤 했으니까요.

가끔은 예쁜 열쇠고리에 열쇠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성격 탓에 디지털 도어락은 제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습니다.

요즘은 현관문은 물론 자동차도 열쇠 없이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그야말로 디지털 시대입니다.

디지털 도어락 도입 초기에는 아파트에서만 많이 쓰였는데요. 지금은 공공기관이나 주택에도 많이 보급되고 있고, 원룸이나 고시원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도어락을 사용하게 되면 따로 열쇠를 쓰는 잠금장치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지요.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하는 이 디지털 도어락의 개폐방식을 악용해 범죄에 활용한 일당들이 최근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안테나와 같이 길이가 조절되는 일명 '삼단봉'을 이용해 열린 우유투입구를 통해 도어락의 버튼을 눌러 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유투입구가 막힌 경우에는 사람을 확인하는 렌즈구멍의 렌즈를 제거하고 특수제작한 내시경을 삽입해 실시간 카메라 영상으로 확인 후 버튼을 눌러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 집안으로 침입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는데요. 피해자의 집에 진입해서도 귀중품만 챙기고 현장을 훼손하지 않아 피해자들이 피해사실을 뒤늦게 알고 3~4일 뒤에 신고한 경우도 많았다는군요.

요즘에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우유투입구를 막아두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렌즈구멍까지' 활용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죠.  

이 같은 절도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유투입구나 렌즈구멍을 막아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해서라도 보조키를 이용한 장치를 추가로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