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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연 부산시당 '갑 횡포서 을 지키기' 흑기사 자처

전국 최초 '을지키는위원회'구성…위원장에 배재정 국회의원

부산=서경수 기자 기자  2015.02.10 11: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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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 부산시당이 '갑(甲)의 횡포로 내몰린 을(乙)을 살리기'를 주창하며 흑기사를 자처하고 나서 향후행보가 주목된다.

이는 새정연 부산시당이 9일 개최한 '제 3차 운영위원회'에서 배재정 국회의원(비례대표)을 위원장으로 하는 부산시당 산하 '을지키는위원회(을지회)'를 통해 나온 결정이다. 앞서 중앙당에서 '을지로위원회'가 설립된 만큼 이는 노동인권 개선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데 대한 지방판으로 볼 수 있다.

'을지회'는 사회적 약자인 '을'의 현장을 찾아 입장을 대변하고, 중앙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 우원식)'와 연계해 해결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지방의원들과 노동계·법조계·시민단체 등의 전문가를 정책자문단으로 영입해 을 지키기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배 위원장은 "을지회는 당의 상설기구가 됨으로써 더 안정적으로 을 지키기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을이 부르는 곳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역 사업장들 가운데 올 들어 을이 주장하는 갑질 횡포 탓에 노사가 충돌한 곳은  부산시와 하이투자증권, 부산합동양조 세 곳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부산시는 정부가 "2년 이상 근무한 방문간호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지침을 무시하고 8년 넘게 근무한 방문간호사를 비롯해 170여명을 지난해 12월말에 집단 해고했다.

이어 강한 반발에 부딪치자 비정규직인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이들을 다시 채용했다.

이를 두고 방문간호사 측은 '공무원연금가입 대상이 아닌 무늬만 공무원'인 꼼수에 불과하다며 지난 달 10일 시청 앞에서 무기계약 전환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하이투자증권은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실적 부진과 향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전체 48개 영업점 가운데 20개를 폐쇄하고, 4명당 1명꼴인 250명을 정리해고한다며 노조에 통보했다.

작년 사상 최악의 업황에도 흑자를 달성한 것을 두고 노조 측은 "조합원들의 노력으로 달성된 흑자를 구조조정의 재원 삼아 목을 치려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그간 모기업 대표적인 금융사라는 이유로 5차에 걸친 선박펀드 매각을 비롯해 여러 부적절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사람들과의 단절을 겪었다"며 "사측은 더 이상 조합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이달 5일 온천장 본사 정문에서 구조조정 철회를 외쳤다.

1970년 당시 흩어졌던 양조장 43곳을 하나로 묶어 만든 부산합동양조는 '생탁'을 브랜드로 부산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이곳은 현재 '주5일제 근무 준수, 정년연장, 고용안정화'를 두고 노사갈등을 빚으며 290여 일째 파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측이 근로기준법을 무시한 채 휴일근로를 요구하고 고구마를 끼니로 제공하며 100인분의 하루부식비로 9만원을 책정했다는 듣기에도 민망한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경찰의 시위 진압과정에서 두 명이 구속된데 이어 오는 11일에도 이 회사 연산동공장 앞에서 1박2일 난장투쟁이 예고돼 또다시 사측과 충돌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새정연 부산시당 김영춘위원장은 취임 첫 민생행보로 집단해고당한 방문간호사 집회현장을 찾았다. 

아울러 최근에는 부산시의 이용관집행위원장 사퇴종용파문으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를 두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가르는 격'이라며 서 시장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그의 행보가 진정성에서 나온 것인지 인기에 영합한 계산된 발걸음인지는 차후 행보를 보면 알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