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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건강단체들 '흡연경고그림 입법화' 촉구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 아닌 어떻게 넣을 것인가 머리 맞대야"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2.09 17: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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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담뱃갑에 흡연의 폐해를 고스란히 고발하는 경고그림을 넣도록 의무화하는 흡연경고그림 입법화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대한금연학회,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정의당 박원석 국회의원 등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담뱃갑 흡연경고그림의 효과와 도입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논의 방향은 담뱃값에 흡연경고그림을 넣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넣을 것인가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장 백혜진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담뱃값 경고그림의 효과: 외국의 사례와 교훈'이라는 주제 발표에 나섰다.

그는 "담배경고그림 국가별 도입 현황을 살펴보면 미주 15개국, 유럽 18개국, 아프리카 6개국, 중동 9개국, 아시아·태평양 15개국 등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2001년 세계 최초로 담배에 경고그림을 도입한 캐나다는 2000년 24%였던 전체 흡연율이 2011년 22%, 2006년 18%로 줄었다"며 "경고그림은 주목도와 건강위험 정보 인지, 흡연에 대한 비호감, 금연 동기 등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또 우리나라에 담뱃갑 경고그림이 필요한 까닭을 조목조목 나눠 설명했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한국 성인 남성 흡연율은 4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이는 OECD 국가들보다 1.5~3배 높은 수치다. 또한 보건당국 및 시민사회단체에서 지속적인 금연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벌이고 있음에도 흡연율 정체를 빚고 있다. 

백 교수는 또 금연정책은 OECD 27개국 중 25위로 최하위권이며, 흡연경고문구 등을 비교하는 건강경고정책 지표는 '꼴찌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흡연율 감소를 위해 포괄적인 금연정책이 필요하고, 경고그림은 흡연율 감소에 효과적임이 입증됐다"며 흡연경고그림 입법화를 촉구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고그림 도입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형 담배경고그림 개발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유 교수는 △비흡연자에 대한 흡연예방 유도효과 △과거 흡연자에 대한 금연유지 유도효과를 입증한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흡연자(비흡연자)에게 금연(흡연)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담뱃갑 경고그림을 제안했다.

특히 주제 발표 뒤 지정토론자로 나선 정의당 김종명 건강정치위원회 교육정책팀장은 시중에 판매되는 국산 담배와 현재 태국에서 판매 중인 국산 담배를 손에 들고 나와 주목을 받았다.

두 담배 모두 KT&G에서 생산한 담배로 태국 담뱃갑에는 자극적이고 혐오스런 그림이 삽입돼 있었다. 2006년 경고그림을 도입한 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경고그림 사이즈(담뱃갑 포장의 85%)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0~11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흡연경고그림 도입과 금연구역 확대, 건강증진기금의 금연사업목적 사용 명문화 등이 주요 내용인 국민건강증진법을 안건으로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