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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투자자, 증권사 예탁금에 뭉칫돈 맡겨

투자자예탁금 17개월 만에 18조 돌파, ELS·DLS 발행도 급증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09 11: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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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저금리 장기화에 갈 곳 잃은 뭉칫돈이 주식, 파생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예비 주식 투자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3일 18조3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자 17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이나 파생결합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잠시 맡긴 돈이다. 언제든 주식 또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관련 상품에 투입될 수 있어 시장 활성화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로도 쓰인다.

투자자예탁금이 18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3년 9월 18조5115억원 이후 처음으로 같은 해 12월 13조519억원까지 감소한 이후 완만하게 증가해왔다. 작년 하루 평균 예탁금 잔고 역시 15조원대에 그쳤으나 올해는 평균 16조3400억원으로 1조원 정도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 속에 조금이라도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가 연 2.4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실질금리가 1%대까지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거래활동계좌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작년 하루 평균 1981만개였던 활동계좌수는 올해 2005만여개로 집계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 파생결합상품 발행량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고 연 7% 넘는 기대 수익률을 추구한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작년 1월 ELS와 DLS 발행건수는 각각 1578건, 267건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088건, 307건을 기록했으며 발행금액은 ELS가 7조1546억원, DLS는 1조4359억원으로 각각 51.4%, 14.6% 불었다.

이와 관련해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저금리 기조 탓에 투자수익을 얻기 힘들다는 측면을 고려하면 그동안 부진했던 종목형 ELS를 중심으로 발행규모가 올해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지수형 상품 역시 기존 해외지수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의 성장성 높은 지수를 활용한 상품도 투자수요를 끌어들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