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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脫 공공기관' 그후…'시장·마케팅'에 방점

부서장 70% 교체 '신규 상장사 영입' 박차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06 18: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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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공공기관 꼬리표를 뗀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이하 거래소)가 5일 조직개편 및 부서장, 팀장 보직 인사를 마무리했다. 전체 부팀장급 직원의 60%를 물갈이한 대규모 인사이동의 방점은 시장기능 강화, 특히 상장사 확대에 찍혔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5개 본부 가운데 경영지원본부는 '축소'하고 코스닥시장본부를 '확대'하는 것으로 앞으로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특히 IPO(기업공개) 적극 유치라는 슬로건에 맞춰 코스닥시장본부의 확대 개편이 눈에 띈다. 거래소는 기존 코스닥시장본부 밑에 기술기업상장부와 코넥스시장부 코넥스매매제도팀을 신설했다. 두 조직 모두 상장사 유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곳이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발굴하고 정부의 모험자본 육성에 궤를 맞췄으며 신규 상장사 유입을 촉진해 시장활성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조직개편으로 후선 조직은 줄이고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기술기업 상장부를 신설하는 등 시장조직을 강화했다"며 "적재적소에 시장전문가를 전진 배치해 시장기능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거래부진 우려에 시달리던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거래소의 고민도 이번 조직개편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마케팅 영역을 강화한 것이 눈에 띈다. 파생상품개발부서를 파생상품마케팅부서로 바꾸고 부서 내 파생마케팅팀을 국내, 해외마케팅팀으로 분할, 격상했다.

유가증권시장본부 역시 주식시장부 내에 시장서비스팀을 신설했다. 해당 팀은 유가증권시장 중장기 발전전략과 주요이슈 등 시장 관련 업무를 전담할 계획이다.

이번 인선으로 거래소의 부서장 교체비율은 72%(23명)에 달하며 팀장급 역시 108명 중 54명(50%)이 교체됐다. 그만큼 공공기관 해제 이후 최경수 이사장의 경영 드라이브가 강력하게 걸릴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신규 상장사 유치와 더불어 한국거래소 자체가 주식시장에 상장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거래소 상장 이슈는 기존 주주인 주요 증권사들 역시 거래소 보유지분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움직였던 게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거래소 상장이 필연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공기관 해제 결정이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 측은 상장 추진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섣불리 상장 시기나 지분 가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공공기관 해제에 결정적인 전제 중 하나였던 독점적 사업구조가 해소됐고 해외진출 등 신규사업 추진을 위해서라도 상장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가 상장할 경우 소형사의 자진 청산을 유인하는 등 업계 구조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배승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 1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와 중형사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지만 소형사의 입장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소형사들의 경우 평균 순자산이 15.4% 늘어나는데다 거래소 지분가치가 시가총액에 육박하거나 웃돌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처럼 사업성 악화가 지속될 경우 대주주의 청산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