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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등쌀에 된서리 맞은 은행주, 반짝 반등 힘 실리나

"4분기 실적발표·2월 금통위 전후 훈풍 예상"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2.04 10: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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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정부가 1%대 초저금리를 앞세운 새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를 공언한 가운데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주가 반등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육성 등 경쟁 심화가 우려되는데다 '수익공유형 은행 모기지' 등 수익 우려가 높은 정책들이 강행될 것이라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배당 매력과 저가매수 유입이 주가를 다시 떠받치기 시작한 것이다.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악재 지났다"

지난주 은행업종지수는 2.3% 주저앉아 코스피 수익률을 3.0%포인트 초과 하락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1000억원대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련주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BS금융이 4.2%, 하나금융이 3.9%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 4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부진 우려가 겹친 것도 악재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부의 초저금리 대출 상품에 대해 여권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데다 시범사업자인 우리은행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검토 중인 파생상품 유통 방안도 시장 조성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정부의 의지와 상관 없이 관련 정책 자체가 확대, 유지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논란이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은행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지나치게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반영하듯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은 개장 직후 전일대비 1% 가까이 오르며 이틀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수익공유형 모기지 시범사업자인 우리은행이 2% 넘게 올랐고 KB금융, 신한지주 등 은행주 대부분이 상승했다. 이번 주 들어 우리은행 주가는 5% 넘게 급등했고 KB금융도 3% 넘게 회복했다. 여전히 지난 1년래 최고점보다는 20%가량 빠진 수준이지만 최악의 상황은 넘었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진단이다.

이에 대해 최 연구원은 "일단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기대치는 이미 낮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배당성향 확대 여부에 더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30%, 다른 은행들도 20% 내외로 배당성향이 확대되면서 시장기대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일례로 우리은행은 배당락으로 배당 투자 기회는 사라졌지만 작년 배당이 향후 정책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주 급락에 주된 요인이라는 점은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결과에 이목이 쏠리게 한다. 업계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하향조정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추가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은행주가 역사적 밸류에이션 밴드 하단에 위치했다"며 "기준금리 방향이 뚜렷해지면 주가는 오히려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로 하락했고 이익 사이클은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며 "단기 반등 정도는 기대해도 될 가격대"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 역시 "추가 금리인하는 NIM(순이자마진)에 부정적이지만 향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일조할 수 있다"며 "배당확대 발표가 예상되는 실적발표일(4~6일) 전후와 2월 금통위 전후로 은행주의 반등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 여파는 4분기 은행업종의 순이자마진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12월 잔액 예대마진은 전월대비 6bp(0.06%) 하락한 1.63%포인트로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였다. 특히 지난해 기업은행, DGB금융을 제외하고는 순이자마진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