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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단일신고번호 도입 무산…전화버튼에 담긴 정의

컨택센터산업총람 66곳 수록 "꼭 필요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번호 수두룩"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2.04 09: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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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단일신고번호 도입이 무산됐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 삼아 긴급전화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자 20개에 이르는 긴급신고 전화(이하 긴급전화)를 미국 911·영국 999처럼 단일번호체계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결국 국민들의 혼란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112 △119 △110 이 세 번호를 긴급전화로 통합해 내세웠으나 사실상 현존체계와 별다를 것 없다는 여론이 불고 있다. 긴급전화의 경우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소중한 번호인 만큼 짧은 시간 내 이뤄지는 정확한 의사소통이 관건이다.

그러나 긴급 상황을 떠나 실생활에서 유용한 전화번호도 무수히 많지만 국민 90% 이상은 112, 119만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본지는 지난 2012년부터 매해 발행해온 '컨택센터산업총람'에 다방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대표번호들의 업무내용을 자세히 부록에 게재해 실속 있는 컨택센터의 역할을 알리고 활용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긴급견인·폐가전무상방문수거서비스 '돈 버는 번호'

전화번호 안내 114를 비롯해 구조신고 119, 범죄신고 112 등은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다. 아울러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고 홍보했던 120다산콜센터 인지도가 꾸준히 높아지듯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117도 널리 알려졌다. 

반면 평소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금연상담콜센터(1544-9030) △실종아동찾기센터(182) △인터넷중독대응센터(1599-0075) 등 꼭 필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번호가 수두룩하다.

이 중에는 긴급견인서비스(1588-2504), 폐가전 무상 방문수거서비스(1599-0903) 등 상황별 쌈짓돈까지 아낄 수 있는 실용적인 번호도 있다.

이런 가운데 본지는 국민 생활 편의성 증대는 물론, 컨택센터업계 발전을 위해 '따르릉! 여보세요'라는 기획 코너를 편성, 지난 2012년 2월부터 시리즈물로 연재 중이다. 컨택센터 대표번호 안내와 함께 각 콜센터 센터장·매니저 등 현장 인터뷰를 통해 생동감을 더한 코너다.

더불어 지난 2013년 발간한 컨택센터산업총람에는 이 같은 기사를 한데 모아 콜센터 29곳을 소개했다.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를 비롯해 △고용노동부(1350) △여성위기전화(1366) △영사콜센터(0404) △아동학대신고(1577-1391) 등이 주인공이다. 

총람을 보면 외로움과 고통에 사무친 이들의 자살예방을 위해 '얼굴 없는 친구'를 자처한 한국 생명의 전화(1588-9191)는 365일 24시간 5교대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매년 늘자 한남대교, 마포대교에 '생명의 전화'를 설치하기도 했다. 

더불어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 국민들의 '불신'이 심각해짐에 따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118상담센터'가 주목받고 있다. 118상담센터는 해킹·바이러스·개인정보침해 등에 대한 상담을 무료로 지원해준다.

작년 발행된 '2015 컨택센터산업총람'에는 37곳이 실렸다.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근로복지공단(1588-0075)  △한국주택금융공사(1688-8114) △한국자산관리공사(1588-3570) △교통안전공단(1577-0990) △한국도로공사(1588-2504) 등 공공과 관련된 기관을 심도 깊게 다뤘다. 

이 외에도 자라나는 꿈나무 청소년들에게 직업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국잡월드(1644-1333)와 "18세 기억 99세까지, 88하게"라는 의미를 내포한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에 대한 호응도도 높았다. 

또한, 기업인증표준 관련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1381 인증표준 콜센터'는 설립 한 달만에 6600건의 통화 건수를 기록해 수록의 기쁨을 대변했다. 

◆'청신호' 블랙컨슈머 대처법 강화…아웃소싱 운영 51.5%

고객과 접점에서 응대하는 상담사들을 세간에서는 감정노동자라 부른다. '갑'과 '을'로 형성된 관계는 악성민원에 시달릴지라도 보호조치가 약해 힘없는 이들을 벼랑 끝까지 내몰고 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를 필두로 각종 성희롱·폭언 등 악성민원자 처벌을 강화해 상담사를 보호하기 위한 악성민원 대응체계를 견고히 다지는 곳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120다산콜센터는 성희롱에 대해 즉시 법적 조치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와 폭언·욕설·업무방해를 세 번 이상 지속할 경우 고소하는 '삼진아웃제'를 실시 중이다.

컨택센터산업총람에 근거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고객센터는 상담사 인권 보호를 위해 언어폭력 고객 인입 시 3회 경고 후 바로 상담을 종료하며, 블랙컨슈머로 등록된 고객 전담팀을 따로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진경 공단고객센터 매니저는 "일정 기준을 넘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경우에는 법적인 조치까지 고려한다"며 "악성민원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모두 상담사들이 잘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고객센터도 블랙컨슈머 응대법을 개별적으로 갖췄다. 바로 센터장에게 이첩하는 시스템이다. 감정싸움이 되면 상담사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상황 대처에 보다 능한 센터장이 대신 응대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컨택센터의 주된 공통점이 있다. 매일, 매주, 월별 등 끊임없이 '교육'하는 것.

상담사들은 컨택센터 내부에서 진행하는 CS교육부터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매번 바뀌는 정책을 숙지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는 등 업계 분야 전문가를 자부하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 중인 교통사고상담센터(1666-4572)의 경우 일반 상담사가 아닌 기술지원을 담당하는 사고조사 연구원 58명이 상담사 역할을 겸하고 있다. 사고 관련 각종 문의에 대해 처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근거자료를 통한 객관성 있는 답변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1381 인증표준 콜센터' 또한 마찬가지다. 인증표준 실무경험 15년 이상 경력을 갖춘 전문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10명이 상담을 지원 중이다.

한편, 컨택센터산업총람에 따르면 컨택센터 66곳 가운데 아웃소싱 중인 콜센터는 34곳(51.5%)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는 효율성과 전문성을 겸비, 자체 교육 비중이 높은 △제니엘 △엠피씨 △유니에스 △윌앤비전 △ktis △kt cs △효성ITX 등 컨택센터 위탁(아웃소싱)운영 전문기업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