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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연합회 화학적 결합 실패…'차양산업'으로 실마리 찾나?

권오금 이전투구 상황서 임원사퇴 후 "창조적 파괴냐 분탕이냐" 분분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2.02 19: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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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소상공인연합회가 결국 극심한 혼미 상황에 빠져들었다. 출범 당시부터 삐걱대던 이 단체는 결국 1년 가까운 시간을 2인 공동회장 체제 하에 운영해 왔으나, 결국 '화학적 결합'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두 계파가 서로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애초 법정단체 출범 당시 △정회원 자격이 없는 일부 단체가 섞어들어갔다는 의혹이라든지 △이에 따라 중소기업청의 심의에 어느 단체들이 적격단체로 판정을 받았는지 그 과정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권오금 한국차양산업협회 회장이 이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권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 내부의 이전투구 상황에 대한 비판으로 연합회 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지난해 말 밝혔다. 이 같은 권 회장의 이사직 사퇴는 연초에 치러진 긴급이사회 의사정족수 논란이 불거지는 원인이 됐다.

큰 갈등을 몰고 올 것을 당초 권 회장이 면밀히 예견 내지 검토하고 이사직 사퇴를 단행했는지는 미지수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결국 이 정족수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초 두 파벌이 서로 유리한 수를 따지며 샅바 싸움을 해온 제한적 내분 국면에서, '출생의 비밀'까지 파헤치면서 모두 죽을 각오로 나서야 하는 전면전으로 확장됐다는 점이 가장 큰 이슈다.

이사회 구성원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후임 선출에 명확한 절차적 예정이 없거나 부실한 경우 또 권 회장 1인의 사퇴에도 이사회 전체의 운영에 큰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간단하게 정족수가 16인에서 15인으로 변화한다는 주장이 우선 대두된다. 이에 따르면 긴급이사회 의결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반대로, 현재 이사회 구성 등 정회원 자격 의혹(적격단체 여부 논란)이 있으므로 원론적으로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효력 자체가 있는지 전면적인 검토를 해 보자는 주장도 나온다.

권 회장이 소상공인연합회의 이사직을 내던짐으로써 사실상 모든 문제를 파헤쳐야 하는 지경이 된 셈이다. 아직 이 같이 파장이 커진 상황이 '분탕'인지 '창조적 파괴'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지난날의 모든 문제를 해소하고 명실상부한 '700만 소상공인의 대변기관'으로 소상공인연합회가 거듭나야 한다고 권 회장은 생각을 굳혔다. 수시로 여러 소상공인업계의 여러 단체장들을 접촉하면서 문제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권 회장은 과거부터 당초 한국차양산업협동조합 대표로 활동해 오는 등 영세산업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했던 차양산업을 건축한류의 한 축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이 같은 역동성이 소상공인연합회의 지리멸렬한 현상황에 '쾌도난마'식으로 칼을 뽑는 데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차양산업협동조합은 2011년 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그 전에 차양산업은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차양사업은 최소 자본금 1억이 드는,  이른바 매몰비용이 큰 특수성이 있는 업종이었다. 따라서 영세 소공인들의 경우 더 이상 투자 여력이 없어 확장이나 발전을 추구하기 어려웠다. 매번 인건비만 겨우 버는 데 만족하는 업체가 많다 보니 업계 전반의 협력이나 발전 구상도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차양산업인들을 모아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사업자 간의 기술 교류 확대와 관련 산업 제도 정비 등을 목표로 제시한 그녀는 호응을 얻을 수밖에 없었다. 기술표준화나 용어 정립, 협업화 등 굵직한 구상들이 이때부터 업계에 실질적 꿈으로 본격 논의됐다.

이 같은 긴 노력이 차차 성과를 내는 것일까? 지난해 11월, 한국차양산업협회는 중국 선쉐이드마켓그룹과 100억원 수출 협상 상담을 완료했다.

이 같이 친정격인 차양산업에서는 노력한 성과를 얻고 있는 권 회장이 소상공인연합회 문제 해결이라는 영광도 같이 거머쥘 수 있을지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으나, 지난 2013년 소상공인연합회 추진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는 등 오랜 시간 피땀을 흘려온 만큼 소상공인연합회의 미래에 대해 어떤 꿈을 꿀 자격이 전혀 없지는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