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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담배, 29년 만에 외국산 담배에 밀려

담뱃값 인상 이후 외국 담배업체 발빠른 가격 마케팅 영향

이윤형 기자 기자  2015.02.01 11: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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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산담배 점유율이 29년 만에 외국산 담배에 밀렸다. 담뱃값 인상 충격과 이 기회를 틈 타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춘 외국산의 공세에 밀려 국산 KT&G의 점유율이 40% 안팎 수준까지 떨어진 것.

이는 1986년 필립모리스 '말보로'가 외국산 담배로 국내에 첫 상륙한 이후 처음이다.

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1월1~29일) 매출 기준으로 담배 제조사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KT&G는 43.2%에 그쳤다. 외국산 담배는 필립모리스(24.4%), BAT(23.4%), JTI(9%) 등의 순이었다. 외국산 담배의 점유율이 56.8%로 KT&G를 13.6%포인트 앞선 것.

판매량 기준으로 보면 KT&G의 위축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달 매출 기준 KT&G의 점유율은 46.2%로 과반 이하까지 떨어졌다. 특히 판매량 기준으로는 0.5%로, 40%대조차 힘겹게 유지했다.

KT&G는 작년까지 매출 기준 53.1%, 판매량 기준 54.5%를 차지하며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1월1일부터 담뱃값이 평균 80%(2000원) 오른 뒤 한 달 만에 점유율이 매출 기준 6.9%포인트, 수량 기준 14%포인트나 급락한 것.

외국산 담배 제조사별 점유율 순위가 뒤바뀐 가장 큰 이유는 외국 담배업체들의 '발빠른' 담배 가격 마케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BAT코리아는 지난달 15일부터 보그 시리즈를 갑당 3500원에 내놨다. 기존 가격보다 1200원 오른 것이지만, 국산 주요 담배가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이나 뛴 데 비해 인상 폭이 협소하다.

아울러 BAT는 오는 4일 선보이는 보그 새 패키지와 켄트 컨버터블의 가격도 국산 주요 담배보다 200원싼 43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필립모리스 역시 지난달 19일부터 주력 제품인 말보로, 팔리아멘트 값을 4700원에서 4500원으로 낮춰 팔기 시작했다. 200원 정도였던 국산 담배와의 가격 격차를 완전히 없앤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외국산 담배업체들의 가격 정책이 가뜩이나 담뱃값 인상에 충격을 받은 흡연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BAT의 경우, 1월 한 달간 보그를 3500원에 싸게 팔아 인지도를 높인 뒤, 다시 이달부터 가격을 4300원으로 올리는 전략을 내세워 경쟁사나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