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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빅데이터의 인문학

이지숙 기자 기자  2015.01.31 13: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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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오늘날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은 디지털 기록으로 남는다. 교통카드와 신용카드 사용 내역, 페이스북에서 누른 '좋아요', 구글 검색,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찍고 있는 CCTV. 이 기록만으로도 우리의 하루를 재구성 할 수 있을 만큼 현대인은 수없이 많은 디지털 지문과 발자국을 남기며 살고 있다.

짧은 시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형태도 제각각이고 가치나 질도 제각각인 이 엄청난 양의 디지털 기록, 즉 빅데이터가 바로 인문학이 새롭게 맞닥뜨린 기록의 현장이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제 책을 넘어서 데이터를 읽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은 곧 데이터를 읽는 눈이다.

빅데이터는 그동안 물리적, 기술적 한계 때문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영역을 열어젖히며 인문학을 확장해나갈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인간이 축적해온 기록 유산과는 규모 면에서 비교가 불가능한 어마어마한 양의 디지털 기록, 즉 빅데이터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인문학이 맞이하게 될 혁명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 에레즈 에이든과 장바티스트 미셸은 세상의 모든 책을 디지털하겠다고 선언한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의 빅데이터로 새로운 실험을 벌였다. 구글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3000만권 이상의 책을 디지털화 했으며 사이버 공간에 세상의 모든 책을 모아 자유롭게 검색하고 책과 책 사이를 넘나들 수 있게 하자는 것은 구글의 모태가 된 아이디어였다.

30대 초반의 과학자인 두 저자는 첨단 과학기술이 제공하는 도구를 사용한다면 인문학이 인간에 관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또한 이 책은 부록으로 '빅데이터로 보는 문화사; 1800~2000'와 한국어판 특별 좌담 '빅데이터 전문가와 인문학 연구자의 행복한 만남'을 실었다.

'빅데이터로 보는 문화사'에 실려 있는 21개 분야, 48개의 그래프는 지난 200년간의 문화사를 문장 하나 없이 매우 압축적이지만 풍부한 함의를 지닌, 완벽하게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어판 특별 좌담'를 통해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빅데이터가 어떻게 이해되고 활용되고 있는지, 빅데이터가 인문학 연구에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와 가능성에 대해 국내 인문학 연구자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지를 논의한다. 사계절출판사 펴냄. 가격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