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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속 시끄러운 우정사업본부, IR 청사진에만 골몰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1.30 1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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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속 시끄러운 내부 상황은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민관 제휴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며 '청사진 그리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30일 우본은 우체국 제휴·협력사업 투자설명회(IR)을 개최했다.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명분 아래 대대적인 민·관 제휴로 신사업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체국을 둘러싸고 '중고폰 매입가', '노조 탄압' 등 여러 논란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적절한 대처 없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 확장에만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부터 시작한 중고폰 매입대행 사업의 경우,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휴대폰을 매입해 수수료 사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체국이 일반 중고폰 매입 업체보다 우체국이 더 싼 가격의 중고가를 소비자에게 제시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우본은 사실과 다르다며 우체국 중고폰 매입가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부사업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 마당에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고폰 매입대행 사업 또한 우체국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신사업 중 하나다. 직접 매입은 하지 않고 대행사업만 하지만, 우체국 알뜰폰 또한 대행사업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 

노조 탄압 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우본 산하기관인 우체국시설관리단이 그 주인공이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이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노조원 몇몇을 독방 근무토록 지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우체국에는 5개 이상의 복수노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노조가 인정되는 가운데, 노조 설립을 방해하고 조합원들을 감시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우체국시설관리단이 노조 활동을 계속 방해한다면 우본에도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우본은 우체국 IR을 통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이번 IR은 우체국이 직면한 적자와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탈출구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익을 목표로 하는 민간기업이 속 시끄러운 곳과 협력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내부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성을 정립한 후에야 우본이 주력하는 신사업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