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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IPO, 증권사 자진청산 러시 이끌까

골든브릿지·KB·한양증권, 시총보다 KRX 지분가치 더 크거나 비슷해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30 09: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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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 이하 거래소)가 공공기관 꼬리표를 떼면서 지분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래소 지분을 보유한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매기가 몰려 주가 역시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거래소 지분은 29개 증권사와 7개 선물사 등 40개 기관이 평균 3%씩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거래소가 공공기관 해제를 발판 삼아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탓에 증권사별로 지분 재평가 이슈가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당장 거래소가 상장 절차를 밟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대감을 키우기에는 충분하다는 얘기다.

◆"시간 걸리겠지만 거래소 IPO 기대감 여전"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OECD 주요국가 중에서 한국거래소는 유일한 비상장법인"이라며 "해외 거래소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면서 거래소의 IPO 정당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투자증권은 전날보다 5.09% 뛴 3920원을 기록하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고 거래량 역시 전날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76만주 넘게 거래됐다.

이튿날에도 개장 직후 3% 가까이 급등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합병법인인 NH투자증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거래소 지분(5.00%)을 보유한 주요주주라는 점이 부각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중소형증권사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박 연구원은 "거래소의 주당 공정가액은 주당 14만원 정도지만 1조7000억원대의 이익잉여금과 홍콩, 싱가포르거래소 등 해외 거래소의 상대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지분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도 "거래소 지분가치와 시가총액 차이가 크지 않은 소형사의 주가 저평가 해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NCR 산식변경, 콜차입 규제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소형사들의 구조조정 이슈도 함께 불거지면 증권업 전체 투자심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국내 증권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과당경쟁을 소형사 간 인수합병(M&A)을 유인해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일부 소형사는 현재 시가총액보다 거래소 지분 가치가 더 높아 시장 개편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소형사 M&A 유인, 업계 과당경쟁 해소 기대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NCR 개정안을 충족하려면 중소형사의 자본확충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거래소 지분가치가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증권사도 있어 소형사의 청산의지를 높일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규모가 590억원인 골든브릿지증권의 경우 보유 중인 거래소 지분가치는 990억원으로 시총을 두 배 가까이 웃돈다. KB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등은 시총 규모와 거래소 지분가치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지부진한 소형사 청산 절차가 거래소의 공공기관 해제 및 IPO 추진으로 새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관련 매물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애플투자증권과 비엔지투자증권의 자진 청산에 이어 자본 확충이 필요하거나 매각을 추진 중인 중소형사는 LIG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다.

다만 LIG투자증권의 경우 LIG손해보험 매각과 맞물려 진행 중이며 이트레이드증권은 사모펀드인 G&A가 펀드 해산을 위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지연되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인수를 포기하며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