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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날개 단 쌍용건설 "날아볼까"

'자산 175조' ICD와 M&A 본계약 체결…서울중앙지법 투자계약 '승인'

박지영 기자 기자  2015.01.29 16: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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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심상사성(心想事成),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분명히 이뤄진다. 쌍용건설을 두고 한 말이다. 쌍용건설에 28일은 특히 어느 때보다 느낌이 다르다. 7전8기 끝에 새 주인을 찾은 까닭이다. 게다가 이번 인수합병(M&A)의 경우 '기업 대 기업'이 아닌 '투자청 대 기업'으로 인수합병보다 투자유치 쪽이 더 가깝다. 쌍용건설에게는 최적의 조건인 셈이다. 

'M&A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던 쌍용건설이 마침내 새 주인을 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28일 두바이 투자청(ICD)과 M&A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쌍용건설과 두바이 투자청 간 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계약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서울중앙지법 제3파산부는 쌍용건설에 대한 ICD 투자계약 허가서를 승인, 이튿날인 29일 최종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앞서 ICD는 지난 1월5일부터 26일까지 3주간 쌍용건설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18일 쌍용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처럼 쌍용건설에 대한 M&A 진행이 신속히 처리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법원의 경영정상화 바람과 ICD의 인수의지에서 비롯됐다.

◆ICD, 세계적 국부펀드…운용자산만 '175조'

업계서열 19위이자 해외 고급건축 시공순위 1위인 쌍용건설을 껴안은 ICD는 아랍에미리트(UAE) 2대 국부펀드 중 하나로 운용할 수 있는 자산만 약 1600억달러(약 175조원)에 이르며 두바이 왕실 소유다. 

현재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ICD 의장이며, 그의 아들이자 왕자인 셰이크 함단 빈 라시드 알 막툼이 부의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즉, M&A 때마다 빈번히 일어났던 '승자의 저주'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실제 ICD는 UAE 1위 은행인 ENBD를 비롯해 국영기업인 에미리트항공과 에미리트석유공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자회사를 30여개 거느리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투자활동을 펼쳐온 ICD가 쌍용건설을 인수하게 된 까닭은 간단하다. 투자처를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ICD 자회사 중에는 세계 최고층호텔인 '부르즈 칼리파'를 보유한 부동산개발회사 '에마르'도 있다. 따라서 업계는 에마르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중동·아프리카·아시아 사업을 시공해줄 건설사가 필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CD가 쌍용건설을 인수한 까닭은 또 있다. 파산의 주원인이었던 국내 PF 우발채무를 회생절차 과정에서 완전히 해소한 점도 ICD로서는 신기할 따름이다. 여기에 지난해 7월25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에도 국내외에서 약 1조원 공사를 수주한 것 역시 쌍용건설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번 M&A 성공으로 쌍용건설의 경영정상화는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세계적 국부펀드를 등에 업은 만큼 국내외 신인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진단된다.

한편, 쌍용건설은 향후 회생계획 변경을 위한 관계인 집회와 법원인가·채권변제 등을 마치는 오는 3월 말께 회생절차를 조기졸업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