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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우본 첫 투자설명회, 발단은 위기의식"

임기 6개월 남은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 연임 무게 둔 행보?

최민지 기자 기자  2015.01.29 15: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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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는 우정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기 위해 30일 우체국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다. 이는 우편사업의 적자난 및 우정사업의 성장정체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은 29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편사업은 3~4년 연속 적자며 1년에 5~6%씩 우편 감소를 나타내고 있다"며 "예금·보험은 자산운용의 저금리 구조로 수익성이 적어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미국 우정청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에서는 2달간 월급을 지급하지 못해 부채 발행으로 재원을 마련한 바 있는데 최소한 그런 사태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말자는 위기의식에서 IR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우본은 전국적 물류 네트워크와 여유공간 등을 활용해 민간·공공기관과 제휴·협력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타당성·법적 검토를 마친 후 올해 수십개 업체를 입점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부지 제약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와 용도 제한을 풀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우본은 토지나 건물을 업체에 임대 또는 위탁한 후 민간 자본을 활용한 부동산 개발·임대사업을 구상 중이다.

한편, 이날 김 본부장은 연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지난해 7월 우정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김 본부장의 임기는 6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이번 IR을 통한 대대적인 협력사업이 연임을 겨냥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는 것.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연임은 이것과 상관없다"며 "퇴직하는 날까지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고 떠나는 것이 공무원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사실상 처음으로 진행하는 IR이다. 그만큼 수익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편사업이 3~4년 연속 적자가 났는데, 우편은 1년에 보통 5~6%씩 감소하고 있다. 민간기업 같은 경우 매출이 정체됐다고 본다. 요금이 올라가도 매출이 늘지 않는 것은 그만큼 물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예금이나 보험의 경우 자산 운용 자체가 저금리라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영국 등 또한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월급을 2달간 지급하지 못해 부채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 월급을 주었던 사례가 있었다. 이번 IR은 최소한 그런 사태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부담주지 말자는 위기의식에서 시작됐다.

-최근 3년간 우정사업본부의 적자가 우편사업에만 해당되는 것인가. 금융·보험 부분 모두 포함된 것인가.

▲우편의 경우, 최근 3년간 계속 적자를 냈다. 예금과 보험은 흑자며, 전체적으로는 흑자다. 우체국 예금과 보험의 경우 자산 운용 자체에서 대출이 없다. 자산 운용만 하는데 정기예금 금리가 2.1%까지 내려갔다. 자산 운용에도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흑자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IR 등을 통해서 국민에게도 편익을 드리고 자생력도 기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IR 추진 관련 연내 입점 업체 목표와 기대하는 수익규모는?

▲이미 사전 수요조사를 받은 곳이 몇십개 된다. 내일 IR 때 많은 업체들이 들어올 것이다. 타당성·법적 검토 후 올해 몇십개 업체들이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임대의 경우, 우체국에서 공공부지·주거전용 부지 등의 제약사항이 없는 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용도 제한을 풀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국민에게 편익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출 목표에 대해 말하기 어렵다. 적자를 내지 않으면서도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오는 6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대대적인 제휴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연임을 예상하는 행보인가.

▲연임은 이것과 상관 없다. 퇴직하는 날까지 사업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고 떠나는 것이 공무원의 도리가 아닌가 싶다.

-협업사업의 경우 수익 배분은?

▲사업 특성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협의를 해야 한다. 우체국의 역할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수익배분율이 달라질 것.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각 나라마다 수익배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발생된 수익은 어떻게 사용되는가.

▲우정회계로 들어와서 우정사업에 직접 쓰이게 된다.특별회계이기 때문에 들어온 수익을 통해 사업에 지출하게 된다.

-우체국에서 알뜰폰 수탁 업무를 하고 있는데,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알뜰폰 수탁 수수료 수익은 38억원이다. 가입자 한 명당 통화요금의 5%(실제로는 4%)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알뜰폰 사업은 가입자가 누적돼야 수익이 발생된다. 가입자가 많이 늘어야만 우체국에서 수익성이 담보된다. 

-공기업 성격의 사업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우정사업본부는 정부기관이지만 특별회계로 운영되는 기업 성격의 정부기관이다. 경영체제 전환은 검토해야 안다. 이미 우정사업 특례법에 의해 부대사업으로 관련 창구·통신 등의 다른 업종 등을 할 수 있다. 

-호텔 사업도 할 수 있는 것인지.

▲법 해석의 차이다. 여유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며 당장 호텔업 진출 계획은 없다. 사업성 검토를 해봐야 한다. 특례법에서는 할 수 있다. 금융자산 운영할 때 대체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 형태·위탁 등 형태는 다양하다.

-우체국의 경우, 민간 개발에 대한 제한은 없나?

▲건물을 짓고 하는 데는 문제없다. 그 건물을 어느 용도로 사용하느냐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직접 활용할 수도 있고, 임대 또는 민간자본 유치로 활용 가능하다.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는 좀 더 검토해야 한다.

-IR 관련 사전조사를 했을 때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이 있는가.  

▲일부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협의한 바 있다. 그러나 밝힌 단계는 아니다.

-우체국에서 실시하는 중고 매입폰의 경우 시중보다 저렴하게 매입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폴더폰에 대해서 너무 싼 게 아니냐는 일부 의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부분은 좀 더 조사해봐야 할 것 같다.

(우본 관계자) 우본에서는 △카메라 △와이파이 △화면 잔상 △강화유리 파손 포함 네 가지 사항만 체크한다. 그러나 다른 업체에서는 최소 12개, 많게는 30개까지 확인한다. 체크리스트 수가 많아질 수록 지급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고 가격을 제시한 후 일단 물건을 보내보라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소비자가 받는 금액이다. 우리가 절대 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에 우체국 직원이 대행을 통해 매입했다 제휴업체에게 보낸 후 가격 차감을 하면 고객 간 신뢰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네 가지 조건으로만 최소화한 것이며, 제시 가격과 제휴처와의 조정 가격 차이가 없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