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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이유 있는 상한가'에도 불안감 확산

넥슨 일방적 경영참여 선언, 적대적 M&A 분쟁 조짐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28 16: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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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표 게임주인 엔씨소프트(036570)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27일 최대주주인 넥슨이 지분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한 후 이튿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회사 주가는 전날보다 14.81% 폭등한 21만7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장중 최저점인 12만7000원대비 70.86% 치솟은 가격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는 물론 모건스탠리와 맥쿼리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한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거래량 역시 전일 25만여주의 4배 가까이 폭증한 91만주에 달했다. 전형적인 경영권분쟁주의 흐름이다.

◆"주가 상승 요인은 맞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보고 있다. 로열티 부담을 비롯한 단기적인 실적부담에 직면한 상황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정재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와 넥슨이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지분경쟁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지금 진행 중인 펀더멘털 개선작업과 맞물릴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은 지난 2012년 6월 엔씨소프트 지분 14.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작년 10월 지분율을 0.38% 추가 확대한 바 있다. 당시에는 지분 추가 획득 목적이 '단순 투자목적'이었으나 이번에 이를 뒤집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에 엔씨소프트 측은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회사의 경쟁력 악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적대적 M&A(인수합병)로 비화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표면화된 상황에서 상황이 일단락된다 하더라도 경영권분쟁 가능성은 상존할 것으로 보인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적대적 M&A형태의 분쟁으로 발전한다면 주가 상승요인이 될 수 있지만 변수가 상당히 많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황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기타지분의 향방과 자사주 처리, 향후 여업활동 개선여부, 넥슨과 엔씨의 기업문화 차이와 인력이탈 가능성 등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셈"이라며 "적대적 M&A까지 가지 않더라도 잠재적 분쟁가능성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대적 M&A 비화여부 관건, 변수 많아

특히 엔씨소프트가 2015년을 모바일게임 원년으로 삼아 모바일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작년 4분기 배당금 역시 주당 3430원으로 대폭 상향조정하기로 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기존 경영진이 강력한 경영 드라이브를 공언한 가운데 넥슨이 일방적으로 경영참여를 선언해 판을 뒤흔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갈등이 표면화, 장기화할 경우 회사 가치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발자와 CEO의게임 개발 철학이 중요한 회사 특성상 양측의 마찰이 길게보면 핵심 개발인력 이탈과 경영진 간 대립, 신작 출시 지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이는 엔씨소프트 실적에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한편 엔씨소프트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약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주력 게임인 '리니지1' 매출이 8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블레이드 앤 소울' 역시 중국서비스 1주년 기념 이벤트 효과로 매출 증대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비용부분에서 지스타(G-star) 게임쇼 참가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는 만큼 영업이익 728억원으로 컨센서스인 692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