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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럴당 25달러?' 끝없는 유가하락에 재편되는 투자시장

원유 DLS 발행 급증 '완판행진' 추가하락할 경우 원금손실 불가피

정수지 기자 기자  2015.01.28 11: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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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6월 이후 60% 가까이 떨어지며 급락세를 보인 국제유가가 최근 미국 시추 코스트 하단까지 떨어지면서 '유가바닥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 감산에 합의하지 않은데다 미국 원유 생산이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배럴당 최하 25달러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 퍼지자 금융투자업계도 원유를 재료로 상품을 선보이며 상품시장 분위기를 다시 조성하고 있다.  

◆밑없는 유가 하락 '최소 배럴당 25달러 예상'

27일(현지시간)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0.52달러 내린 43.63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OPEC이 작년 11월27일 감산불가 방침을 발표난 후 75달러선에서 대폭 하락해 올해 지난 6일 50달러선이 붕괴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날보다 1.08달러 오른 배럴당 46.23달러,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1.44달러 뛴 49.60달러였다. 이마저도 달러화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앞서 아르카디 드보르코비치 러시아 부총리는 21일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걸쳐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상황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평균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높아지겠지만 많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특히 골드만삭스의 개리 콘 대표 역시 3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30달러 밑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회사 루코일 회장 바기트 알렉페로프도 올해 유가 하락선에 대해 배럴당 25달러까지 예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증가와 달러화 강세에 따른 국제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나 지난해 12월 원유 수요증가율이 개선되면서 유가하락에 따른 부정적 시각은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공급요인에 의한 1986년 국제유가대비 금값 수준을 고려하면 WTI는 40달러 전후를 저점 수준으로 예상할 수 있어 중기적으로 40~60달러의 저유가 시대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여기 더해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국제유가는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국제유가는 바닥이나 의미 있는 반등 없이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유가하락에 DLS 발행 증가… 추가하락 대비해야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가 랩(Wrap) 상품을 줄지어 선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할매수형 상장지수펀드(ETF)와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 상품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에만 발행된 원유 DLS는 모두 24건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이 각각 12개, 18개가 발행된 것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이런 가운데 KDB 대우증권은 WTI 원유선물 가격수준에 따라 원유선물 ETF를 분할매수하는 전략으로 운용하는 'KDB대우 원유분할매수 랩(Wrap)'을 출시했다. NH투자증권은 WTI선물 최근월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1801호'를 판매한 바 있다.

또한 삼성증권은 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기 1년, 최대 15% 수익 제공의 '기타파생결합사채(DLB) 154회'를 모집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분할매수전략으로 변동성 위험을 줄이면서 유가 반등 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원유 관련 상품이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도 반등 기대감과는 달리 유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를 대비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13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 하락으로 인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다음 달 만기 DLS는 434종, 발행잔액은 9064억원으로 추산됐기 때문.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유 DLS는 상품마다 특징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며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원금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