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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한컴 비롯 中企 위장해 공공입찰 참여한 26곳 적발

중기청, 2년간 불법적 납품 금액 1014억… 전년대비 13.9%↑

추민선 기자 기자  2015.01.28 10: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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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소기업 고유 영역으로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공공 조달시장에서 중소기업을 위장해 사업을 따낸 26개 기업이 적발됐다.

중소기업청(청장 한정화·이하 중기청)은 중소기업만 참여 가능한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시장에 참여 중인 3만92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세 달간 조사를 벌인 결과 △삼표 △다우데이타 △팅크웨어 △유진기업 △한글과컴퓨터 등 19곳이 설립한 26개 위장 중소기업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은 중기청장이 지정한 가방, 책상, 의자 등 207개 제품이며 중소기업 간 경쟁에 의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입찰 시 중견기업 및 대기업은 참여가 금지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SW업종의 위장 중소기업이 35%(26개 중 9개)에 달했는데, 이는 20억원 미만의 소프트웨어 관련 입찰에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참여가 금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위장 중소기업이 지난 2년간 공공 입찰시장에서 따낸 금액은 1014억원이다. 지난 2013년과 2014년도 각각 474억원, 540억원을 적법하지 못한 방법으로 거둬들였다. 특히 2014년 불법 납품한 금액은 전년대비 13.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스원은 2년간 476억원을 공공 조달시장에 납품해 가장 많은 납품실적을 올렸으며 남동레미콘247억원, 남부산업 88억원 순으로 많은 물량을 납품했다.

중견기업인 케이씨씨홀딩스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20억원 미만의 사업에 입찰 참여가 금지되자 위장 중소기업인 시스원을 통해 입찰에 참여해 최근 2년간 476억원의 사업 물량을 따냈다.

이어 △삼표 252억원 △유진기업 89억원 △쌍용양회공업 60억원 △다우데이타 56억원 △고려노벨화약 50억원 등이 중소기업 몫을 가로챘다.

위장 중소기업을 앞세워 공공 조달시장에 참여하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중소기업 위장 형태로는 중견기업 및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지분 30% 이상을 보유하면서 최대 출자자로 중소기업을 실질 지배하는 사례가 8건이었다. 이는 전체 31%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외 납입자본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중견기업 및 대기업으로부터 지급보증받고 있거나, 중견기업 및 대기업의 대표 또는 임원이 중소기업의 대표 및 임원을 겸임하는 사례가 많았다.

삼표는 삼표그룹 회장의 친족이 위장 중소기업 지분의 최대 출자자가 되는 형태로 5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통해 공공 조달 시장에 참여 중이었으며 유진기업, 팅크웨어 및 다우데이타는 각각 2개의 위장 중소기업을 거느리고 있었다.

중기청은 이번에 적발된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기관에 통보해 공공 조달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는 한편, 중소기업 확인서를 허위나 거짓으로 발급받은 기업은 검찰에 고발조치할 계획이다.

최수규 중기청 차장은 "위장 중소기업 실태조사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구축의 일환"이라며 "공공 조달시장의 질서를 교란하는 기업을 영구히 퇴출시켜 정직한 중소기업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