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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위대한 해체

나원재 기자 기자  2015.01.26 17: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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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변기는 진단 실험실에나 볼 수 있을 듯한 고성능 센서로 인간의 모든 배설물을 분석할 것이다. 증세가 나타나기도 전에 곧 몸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가족 한 명 한 명의 DNA 디지털 자료가 입력돼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잠재적 질병을 경고할 것이다. 사람이 행동 하나 바꾸지 않더라도 인터넷에 연결된 화장실은 이 모든 일을 해낸다. 변두리 산업이던 변기 제조가 갑자기 의료계의 중요한 비즈니스가 된다."

"3D 프린팅의 영향에 노출될 브랜드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을 '새롭게 짜인 이 경제 체제가 과연 제대로 돌아갈 것인가가 아니라, 이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자신들이 진취적인가'다. 현재 이와 관련된 가장 좋은 사례가 음악 산업이다. MP3 다운로드와 음악 스트리밍의 세계는 원래 대형 레코드사의 영역이 돼야 마땅하지만, 현재 이 세계는 음악 신생회사들의 통제에 놓여있다."

요즘 경제의 대세 패턴은 '해체'다.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 훨씬 작은 규모로 파편화 된다. 접근성이 확장되면 더 많은 주자가 유입되고, 우리가 하는 것과 만드는 모든 것에서 선택지가 늘어난다. 즉, 경제가 점차 분산화 되는 것이다.

생산자와 구매자 간의 경계가 증발하고, 비즈니스는 고도로 분산적이며 사람 중심적인 단계로 이동한다. 경제를 지탱하는 요소들이 자리이동을 하는 것인데, 최종 모습이 어떨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궤적은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움직이는 바람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비즈니스 단계로 진입하는 중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새롭게 힘을 부여받은 일반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오픈 소스 전략이다. 거래에 비밀이 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비즈니스는 일종의 기후변화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분석과 대처 방법은 '어떻게 하면 물이 현관 앞까지 오지 못하도록 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가 물에 가라앉지 않게 더 나은 배를 만들 것인가' 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사업가이며 비즈니스 리더라면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이런 대대적인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필요한 것은 지형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형학적 평가다. 새롭게 등장한 공룡 같은 거대 주자들도 고도로 분산된 네트워크를 만들어 그 자리에 올라갔다.

훨씬 세분된 제품과 서비스를 느슨하게 연결해 만든 작은 단위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말이다. 디지털시대의 새 지배자들은 모두 틈새시장에서 살고 있다.

한때 질서 파괴자로 성공한 기업조차 차세대 신생기업의 등장으로 벌써 파괴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략은 단기적이지만 철학은 오래간다. 새로운 마케팅 믹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해체하는가에 대한 미래 철학을 세워야 한다.

신간 '위대한 해체'는 지난 10년간 비즈니스의 지형이 바뀌는 것을 면밀히 주시한 저자가 테크놀로지의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통한 경제적 구조의 변화를 내다본다.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이 책은 테크놀로지로 인해 비즈니스의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이 테크놀로지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은 새로운 세계 지형을 파편화, 융합화, 초연결(HYPER-CONNECTED)의 세 가지 특징으로 정의한다. 테크놀로지는 산업과 비즈니스를 고도로 분산시켜 그 틈으로 새로운 주자를 계속 유입하고 있으며, 파편화된 산업과 비즈니스는 충돌하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저자는 이 지형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형학적 평가를 시도한다.

'위대한 해체'는 산업화 시대의 권력은 이제 힘이나 소유의 문제가 아니며, 디지털 세계 권력의 핵심은 접근성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의해 분화되고, 파편화돼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스티브 사마티노 지음 / 김정은 옮김 / (주)인사이트앤뷰 / 가격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