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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자' 단독정부 구성 실패…금융시장 '눈치보기' 치열

ECB QE 효과 반감 우려, 단기악재는 확실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26 1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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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그리스 총선에서 긴축재정을 반대하는 급진좌파 시리자의 압승이 확정되면서 금융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단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내증시의 상승 반전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5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결과 야당인 시리자가 1당을 차지했다. 시리자가 과반인 151석에는 못 미친 149석을 차지하며 단독정부 구성은 다소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여당을 압도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부채탕감과 긴축 폐기를 요구하는 시리자의 선거공약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리자는 개표 종료를 앞두고 그리스독립당과의 연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개표가 96% 진행된 오전 3시35분 현재 시리자는 36.36%를 득표해 전체 의석 300석 중 149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독립당은 4.73%로 13석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며 두 정당이 연합할 경우 과반인 151석을 크게 웃도는 160석 이상을 얻게 된다. 그만큼 집권당으로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여당인 신민주당은 27.81%로 76석을 얻는데 그칠 전망이다.

그리스 총선 결과가 금융시장의 변수가 된 것은 유로존 내 갈등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국가부패는 3200억유로(약 386조3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GDP대비 175%에 이른다. 이 가운데 70%는 유로존 국가들로부터 차입한 것으로 시리자가 집권할 경우 부채 탕감을 둘러싸고 유로존 국가들과 마찰을 빚을 공산이 크다.

이런 가운데 시리자가 유로존 탈퇴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다음달 43억유로의 단기국채 상환을 앞두고 있어 그리스가 단기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라는 평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리자 집권 이후 달러화 강세 기대감이 더욱 커질 수 있어 ECB의 양적완화 효과를 반감시킬 만큼의 단기적 악재임에 틀림없다"며 "당분간 ECB발 정책 이벤트에 따른 기대감보다는 기존 리스크의 해소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시리자가 압도적인 표차로 이길 경우 긴축거부와 부채탕감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며 "그리스 우려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단 국내시장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내내 약보합권에서 매매공방을 벌인 가운데 외국인이 1000억원대 매도 우위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