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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아웃도어업계, 양띠해 생존 키워드는 'SHEEP'

불황 속 '나홀로 호황' 지나 한자릿수 성장으로 경기침체 영향받아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1.26 11: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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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례 없는 불황에도 '나홀로 호황'을 지속하며 승승장구 해온 아웃도어업계가 2014년을 기점으로 매출 상승세가 한풀 꺾여 이제는 아웃도어조차도 경기침체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입증했다. 한 자릿수 성장 내지는 제자리걸음도 힘겨운 시기가 온 것이다.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 브랜드 '밀레'(㈜MEH, 대표 한철호)는 이처럼 위기를 맞은 아웃도어 업계의 양띠해 생존키워드로 'SHEEP'을 제시했다.

△스포츠업계의 주종목에 도전하며 두 업계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Sports) △하이브리드형 아웃도어 제품이 득세하며(Hybrid) △친환경 소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한편(Eco-Friendly) △경제적인 소비를 가능케하는 다기능 제품(Economical) △우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Playful) 여가활동 및 그에 적합한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란 분석이다.

◆Sports: 골프웨어·워킹화 시장 파이 노리며 스포츠업계와 경계 모호화 

'아웃도어 = 등산복'이라는 공식을 깨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아웃도어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골프웨어 시장과 워킹화 시장이다. 밀레는 2015 S/S 시즌, 자동차 브랜드 '푸조'와 협업해 도회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골프라인을 론칭할 예정이며, K2는 지난 해 9월 '와이드앵글'이라는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해 안정적인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와일드로즈, 노스케이프 등의 아웃도어 브랜드를 전개 중인 '형지' 역시 '카스텔바작'을 인수하며 골프웨어 시장을 노리고 있다. 또한 아웃도어업계는 그동안 가벼운 무게, 합리적 가격을 내세워 선전해온 스포츠 브랜드의 워킹화의 대항마 격으로 걷기와 등산 모두가 가능한 멀티형 워킹화를 내놓으며 워킹화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밀레는 2015 S/S시즌 아치스텝 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인 '아치스텝 2'와 고어사(社)가 새롭게 내놓은 '고어 서라운드'(Gore Surround) 기능을 접목한 워킹화를 올 봄 출시 예정이며, 트렉스타는 손 댈 필요 없이 발동작만으로 끈을 맬 수 있는 핸즈프리 워킹화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Hybrid: 결합하고·변신하는 '하이브리드' 아웃도어가 대세

얼핏 생각해서는 서로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소재를 믹스하거나 형태를 변형시킬 수 있는 제품, 혹은 일상 생활과 아웃도어 활동 양면에서 모두 착용 가능한 하이브리드형 아웃도어가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밀레는 다운재킷이 보온력이 우수하나 부피감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보완, 몸판 사이드 부분에 신축성이 뛰어난 스트레치 소재를 더해 활동성을 강화한 '스포츠라이트 재킷'을 출시했고, 오프로드는 캠핑 의자로 변신시킬 수 있는 배낭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등산복 특유의 화려한 색상에서 탈피, 포멀한 자리에서도 무리 없이 착용 가능할 정도로 베이직한 색상과 디자인을 자랑하지만 기능성 아웃도어의 면모까지 갖춘 어반 아웃도어(Urban Outdoor)는 하이브리드 아웃도어 트렌드의 대표적인 예다.

◆Eco-Friendly: 소비자와 환경적으로 건전한 생산과 소비 꿈꿔

아웃도어는 산과 자연을 사랑하고 즐기는 소비자들을 타깃한만큼 기업의 친환경 소재 사용 및 환경 정화 운동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는 2012년 6월부터 버려진 코코넛 껍질을 탄화시켜 만든 친환경 섬유 '코코나'(Cocona)의 독점적 사용권을 획득, 다양한 제품에 코코나를 활용하고 있다. 아이더는 커피 원두 찌꺼기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원사에 주입해 만든 '에스카페' 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파타고니아는 쓰레기로 버려진 면, 울(Wool) 소재를 재생해 만든 제품을 선보였다.

블랙야크는 올해 미국의 친환경 콘셉트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nau)를 인수했으며, 캠핑전문 브랜드 제로그램(zerogram)은 자연에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친환경 등산운동 지침인 'Leave No Trace'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Economical: 불황에는 하나를 사도 경제적 선택해야  

철마다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거나 한시즌에도 여러 개의 제품을 구입하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경제적 소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지갑을 쉽게 열지 않기 때문에 '다기능' 제품이 인기다. 재킷 하나를 구입하면 세 가지 방식으로 착용 가능한 '3IN1(쓰리인원) 재킷'이 인기를 구가하는 것도 그 같은 이유다.

엠리밋은 보온력이 우수한 폴라플리스 재킷과 바람막이 재킷을 탈착 가능하게 구성한 '3IN1 브릿지 재킷'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으며 살로몬은 경량 다운재킷 내피와 방수재킷 외피를 세트로 구성해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주피터 3IN1 재킷'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방수 기능을 강화해 스키웨어로도 손색이 없는 다운재킷, 아쿠아슈즈이지만 가벼운 등산도 가능한 아웃도어화도 인기다. 

◆Playful: 우울한 사회 속 자신만의 즐거움·재미 추구

뉴스를 틀면 어두운 소식만 이어지고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고 해도 자신만의 소소한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려는 경향은 여전하다.

코오롱스포츠는 매장 내에서도 다양한 아웃도어 체험이 가능하도록 트래블 존, 익스트림 존 등의 체험 공간이 마련된 플래그십 스토어를 청담동에 개점해 운영 중이며, 아이더는 캠핑을 하며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스크린이 구성된 '카티즈 시네마 텐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노스페이스는 도전해보고 싶은 탐험을 공유하는 '탐험 버킷 리스트' 이벤트를 진행하며 각종 탐험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이 담긴 '탐험백'(Exploration Bag)을 경품으로 증정하며 많은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한 아웃도어 업계와 캠핑 전분 브랜드들은 과거와 같은 무채색 위주의 단색 텐트에서 탈피, 과감한 패턴과 색상이 돋보이는 텐트, 캐릭터 모양의 키즈 텐트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박용학 밀레 마케팅본부 상무는 "이제 아웃도어 업계도 더 이상 불황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소비자의 니즈를 냉철히 파악하고 트렌드를 읽어내는 동시에 혁신을 거듭하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