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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포세이돈Ⅱ 계약자 재산 가압류 ‘물의’

두산측 밀린 이자 대납하고 재산 가압류..계약자들 '발끈'

김훈기 기자 기자  2007.04.16 17: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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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사기분양 논란에 휘말려 계약무효 소송이 진행 중인 두산건설의 부산 범일동 주상복합 아파트가 이번에는 계약자들의 재산을 가압류하겠다며 두산건설이 최고장을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16일 논현동 두산건설 본사에는 최고장을 받고 격분한 포세이돈Ⅱ 계약자 50여명이 오전부터 5시 현재까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계약소송자 대표 Y모씨는 “두산과 협의를 진행중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두산건설이 입주자를 포함한 700여명이 넘는 모든 계약자들의 국민은행 대출금 이자를 대납하더니 느닷없이 최고장을 보내 내일(17일)부터 가압류를 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두산건설은 소송이 진행 중인만큼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생각이다. 계약금 5%를 더 내 10%를 맞추고, 그동안 밀린 대출금 이자를 내야 계약 해지를 해 주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17일 이후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국민은행 중도금 대출 이자금을 대납한 것에 대해 최고장을 보낸 것이다. 대출금 이자 채권확보 차원에서 하는 것이니 당연한 것일 뿐 어떤 수순을 밟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두산 본사를 찾은 한 계약자는 “애초부터 속아 계약을 한 만큼 143명의 계약자들이 계약금을 돌려달라며, 중도금과 잔금, 이자를 내지 않고 소송을 걸고 농성을 계속해 왔다. 그러다 두산건설이 밀린 중도금 대출 이자를 내고는 갑자기 가압류를 한 것이다. 우리들을 내쫒고 새로 분양을 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어 “재산 가압류 부분은 협박성으로라도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다. 부산 기장에 분양했던 효성은 경기가 좋지 않아 어려움이 따르자, 계약금을 모두 돌려주고 끝을 냈다. 두산이 효성보다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님에도 외려 어리석은 행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계약자 강모씨는 “부산포세이돈은 웃돈 전매 운운했던 처음부터 사기분양이었다. 입주할 생각도 없다. 계약금 낼 돈도 없는데 무슨 협상이냐? 계약금 돌려주고 이자 두산이 부담하고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모씨는 “원금은 바라지도 않는다. 계약금 날려도 좋으니 계약 무효해 달라고 했지만 두산이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 범일동 포세이돈Ⅱ는 지난 2003년 8월 분양 당시 분양대행사인 MDM이 계약 후 3개월 이내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의 웃돈 전매약속을 하고 계약자 수백여 명을 모았다가 이를 지키지 못해 지난해 10월 사기분양 소송에 휘말렸다.

당시 분양 대행을 맡았던 MDM 직원들은 계약자들에게 두산 명함을 내밀며, 중도금 전액 이자 후불제 물량인 만큼 계약금만 내면 수개월 안에 10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되팔아주겠다며 수백여 명을 끌어 모았다는 게 계약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4년이 다 되가는 지금까지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지난해 12월말 입주가 시작된 이후 3개월 안에 중도금 이자를 내도록 한 분양계약 때문에 백여 명 이상이 신용불량자가 될 상황이었던 것이다. 두산건설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지난 3월말 입주자를 포함한 계약자 전원의 이자를 대납했다.

한 계약자는 이를 두고 “계약자들이 신불자로 몰릴 경우 두산건설이 입을 타격이 커 입주자를 포함한 계약자 전원의 중도금 이자 전액을 대납한 것이다. 또 이를 역이용해 최고장을 보내 앓던 이를 뽑아내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계약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4차례나 두산건설을 항의 방문했으며, 지난달 21일에는 두산건설 사장실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은 최근 포세이돈Ⅱ 분양 문제와 사장실 점거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책임자였던 유모 부사장을 해임하기까지 했다.

현재 이 사건은 서울지방법원으로 넘어가 6월말 경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법원은 사기분양이 두산 측의 잘못은 아니더라도 관리 감독할 권한과 의무가 두산 측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포세이돈Ⅱ는 전체 784가구로 아파트는 33~87평형 690가구이며, 나머지는 46평형 오피스텔이다. 2003년 당시 평당 분양가는 580만∼750만원이었다. 47층짜리 5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12월말부터 입주에 들어갔으나 전체 760가구 중 170여가구만 입주해 있다.

한편, 16일 1시경 열릴 것으로 보였던 회사 대표와의 논의가 완전히 무산된 3시30분경 계약자들과 회사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져 강모씨(여, 60대)가 흉부에 부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가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계약 소송대상자들은 회사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로비를 점거한 채 밤샘농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