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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우려 잠식한 코스피, 매력적인 코스닥에 눈 돌릴 때"

현대·기아차 어닝쇼크 ECB 호재 희석 우려, 코스닥 6년 만에 최고점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26 0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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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번 주 국내증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QE)라는 호재와 기업실적이라는 불확실성이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정책 기대감이 정점을 찍은 코스피가 단기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코스닥의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 유동성 공급이 3월부터 시작되는데다 실제 효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금주는 실적시즌이 본격 시작되고 월 말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겹쳐 시장 민감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기아차 어닝쇼크 이후 실적시즌 민감도 키워

특히 주요기업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우려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번 주 실적발표가 예정된 18개 상장사 중 12곳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실제로 지난 주말을 앞두고 현대차, 기아차,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실적부담이 코스피 추가 상승을 가로막을 것"이라며 "현대차를 비롯해 눈높이가 낮아졌던 상장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T업종들에도 기대심리가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ECB발 호재에도 국내증시의 반응이 다소 미지근했다는 점도 짚을 부분이다. 23일 코스닥은 전일대비 1.88% 급등하며 590선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였으나 코스피는 0.8% 오르는데 그쳤다. 외국인 순매수 현황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심으로 전기전자, 운송장비 업종은 오히려 매도세가 우세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통 대외호재로 위험자산 선호가 자극을 받으면 외국인순매수는 시가총액 순으로 진행돼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돋보이지만 지난 금요일에는 이런 일반적인 흐름과 조금 달랐다"고 분석했다. 이는 ECB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연초 효과를 등에 업은 코스닥의 상대적 강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닥지수는 590선에 바짝 다가서며 6년7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과 환율 민감도가 비교적 낮고 실적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코스닥의 매력이 크다고 짚었다.

◆"코스닥 매력도 부각, 과열 아니다"

이경민 연구원은 "코스피의 반등탄력이 둔화된 상황에서 코스닥은 정책 기대감과 수급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지금 추세라면 장기 박스권 상단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환율과 유가 같은 변수에 노출도가 낮은 가운데 인터넷, 게임, 헬스케어 등을 중심으로 실적개선이 눈으로 확인되면서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또 "핀테크, 사물인터넷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관련주가에 투영되면서 단기급등세를 견인하는 양상"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소형주 과열 양상에 대한 불안도 당분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조7000억원 규모에 육박해 2013년 이후 최고치에 달했지만 코스닥 거품이 한창이던 2000년 2월 4조6000억원에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1999년 초 7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코스닥 시가총액은 현재 156조원으로 20배 이상 팽창해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은 1.7% 정도다. 이는 과거 최고치인 6.4%는 물론 평균치인 2.4%에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종목, 업종별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한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을 확인해가며 매출과 이익성장세가 이어지는 상장사로 종목을 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하락과 주요기업의 실적부진이 겹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23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79% 하락한 1만7672.60으로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0.55% 내린 2051.82였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6% 상승한 4757.88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UPS가 4분기 어닝쇼크에 빠지며 10% 가까이 주저앉았으나 스타벅스는 미국의 동일매장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7%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