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전남 화순도곡중, 배구 통해 주민 화합 '눈길'

최영일 교장 "주민 없고, 학생 없으면 학교 존재 이유없어…소규모 학교 장점 살릴 터"

장철호 기자 기자  2015.01.26 08:43:3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지역주민이 없고 학교가 없으면 학교의 존재가치가 없다는 판단으로 지역사회와 화합을 다지는 배움의 터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학교는 화순도곡중학교(교장 최영일).

최영일 교장은 지난해 9월1일자로 부임했다. 화순도곡중학교는 현재 재학생이 35명이며, 읍 소재 중학교가 아닌 이유 탓에 늘 학교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 교장은 학교의 실정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상생을 위한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마침 이달 1일 이 지역 출신 박종오 행정실장이 부임하면서 일사천리로 일이 추진됐다.

'화순도곡중학교 지역민 대상 학교설명회'라는 타이틀을 빌어 지난 22일 저녁 누리관(지역 체육관)에서 지역민과 화합의 자리를 마련한 것. 

종목은 배구였다. 누리관(체육관)을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도곡면 새누리 배구팀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엘리트 배구 선수출신으로 지도자와 국제 심판을 역임한 배구 원로에 속한다. 그는 배구 선수출신 지도자들과 지인들에게 SOS를 보냈다.

이날 최 교장의 후배인 박성필 감독이 이끄는 조선대 배구부 선수들은 새누리팀 선수들을 1대1 지도하고 전 한국전력 선수 정재숙, 국제심판 김종흔, 윤충걸·장철호 심판, 그리고 화순도곡중학교 교직원들이 친선게임 선수들로 출전했다. 친선 게임 후 목을 축일수 있는 음식과 다과는 학교의 몫.

친선게임은 조직력에서 앞선 새누리팀에게 돌아갔지만, 새누리팀 선수들은 정재숙 선수의 플레이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종기 새누리팀 감독은 "시골이다 보니 배구 지도에 한계가 있었는데, 선수들이 지도해줘서 감사하다"며 "이런 기회를 통해 지역주민과 학교가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 지역 출신 문행주 도의원은 "도곡면이 활기에 찬 것 같다"면서 "지역사회와 학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제언했다.

최영일 교장은 "지역주민이 없고, 학생이 없으면 학교의 존재가치가 없고 배구라는 매개체를 통해 모두가 하나 되는 것처럼 지역주민들이 학교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학교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려 가고픈 학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