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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허리디스크 위험 알려주는 4대 시그널

이동걸 부천하이병원 병원장 기자  2015.01.23 17: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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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척추뼈 사이의 원반형 연골)이 돌출돼 허리통증과 신경학적 이상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런 허리디스크는 흔히 사고나 충격 등 물리적인 힘에 의해 급성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오히려 드문 편이다. 요추뼈나 내부장기에 손상을 줄만큼 큰 충격을 받지 않는 이상 디스크탈출은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오늘날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허리디스크의 원인을 현대인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 음주와 흡연, IT기기 사용 등으로 인해 퇴행변성이 가속되면서 유발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관절, 건, 인대, 근육, 혈관 등의 인체조직은 작은 충격들이 누적될수록 세포조직이 파괴되면서 노화와 재생기능을 상실한다. 이런 과정은 매우 천천히 진행되지만 그 결과는 확실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퇴행성디스크를 개인이 사전에 감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다행히 주의를 기울인다면 허리디스크 발병 전까지 우리 몸에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적인 이상징후를 통해 퇴행성디스크의 진행 상태와 몸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이른바 허리디스크의 4대 시그널이다.

우선 엉덩이(대퇴부), 허벅지, 발 등이 전기에 감전에 된 것처럼 저리고 감각이 둔화된 느낌이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좌골신경통(sciatica)이라 한다. 좌골신경은 엉치뼈부터 종아리까지 하나의 단일신경이라 추간판이 조금만 붓거나 돌출됐어도 증상이 금방 관찰된다.

또 수족냉증도 척추건강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디스크 탈출로 인해 신경다발, 혈관이 압박을 받으면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손발의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디스크질환성 냉증은 손보다 발에 냉감이 더 강하고 신체 좌우 중 한쪽에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에도 이러한 수족냉증이 나타난다면 디스크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만약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허리 부근이 울리는 느낌이 들거나 허리통증이 동반된다면 허리디스크의 전조증상에 해당한다. 이는 보다 정확히 요방형근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요방형근은 늑골과 골반 사이에 있는 근육으로 요추의 안정적인 기립을 도와주고 호흡 시 갈비뼈를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근육이 손상되면 기침으로 척추 내의 압력이 상승했을 때 허리부근에 통증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허리의 지지력마저 약해져 결국 디스크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 밖에 척추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인해 아직 요통이 없더라도 생리적, 기능적 문제를 먼저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러한 상태는 개인에 따라 각각 다른 양상을 보이니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경추와 어깨 부위의 경직이 심화되면서 흉쇄유돌근이 압박될 경우엔 청신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명(귀울음)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만성두통이나 어지럼증도 같은 증상도 충분히 유발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네 가지 시그널이 일상생활 중 쉽게 간과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거나 지속성을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어느날 갑자기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퇴행성 디스크로 진단을 받게 되는 배경도 이런 이유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허리디스크 전조증상이 실제로 척추나 신경과 연관된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가능하며 이에 따라 적합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더구나 척추의 추간판은 혈관의 분포도가 적다. 척추뼈의 연동작용을 통해 제한적으로 영양분과 혈액을 공급받는 조직이다. 퇴행이 심화되기 전 이를 발견해 건강한 허리상태를 노후까지 유지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동걸 부천하이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