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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티볼리 'CUV급 주행성능' 만족할까

'동급 최저' 연비…결국 디자인과 가격경쟁력 '승부'

전훈식 기자 기자  2015.01.23 12: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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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선 SUV 특유의 공간 활용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세단의 안락함과 정숙성까지 갖춘 CUV가 폭발적인 인기다. 국내시장 역시 쉐보레 트랙스를 시작으로 이후 QM3(르노삼성)나 2008(푸조)과 같은 CUV들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등장한 '티볼리'는 출시 전 공개된 외관만으로도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SUV 명가의 회복'에 초록불이 들어왔다.

드디어 본격 출시된 '티볼리(Tivoli)'는 쌍용자동차가 마힌드라와의 M&A 이후 42개월의 연구개발기간과 35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처음 선보이는 글로벌 전략차종이다.

향후 연간 10만대 이상 생산 가능한 플랫폼에 기반을 둔 쌍용차 첫 1.6L급 소형 SUV로, 경영정상화와 향후 중장기 발전전략 달성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저 1635만원(TX M/T)'의 높은 가격경쟁력은 쌍용차가 내세운 '국내 4만대 판매'라는 목표도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에 출시된 모델이 트렌드인 디젤엔진이 아닌 가솔린 엔진이라는 점이 지적된다. 물론 같은 가솔린 CUV 차량인 트랙스가 현재 안정적 판매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디젤 엔진을 장착한 'QM3 벽'을 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연 '가솔린 엔진'이라는 한계를 가진 티볼리가 가격 경쟁력 외에 어떤 매력으로 '국내 4만대 판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난 21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코스는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올림픽대로 △신행주대교 △자유로 등을 거쳐 예맥 아트홀을 왕복하는 총 89㎞에 달하는 거리다.

◆스타워즈 '스톰트루퍼' 닮은 외관…실내효율성 극대화

실제 처음 접한 티볼리는 전체적으로 모던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풍겼고, 얼핏 보면 이보크(랜드로버)나 컨트리맨(MINI)과 매우 흡사했다.

차체 크기(전장 4195mm×전폭 1795mm×전고 1590mm)는 QM3 대비 비교적 크고 단단해 보였지만, 트랙스(4245×1775×1670)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작았다. 다만, 축거(앞뒤 차축 중심에서 중심까지 수평거리)는 5mm 넓어 안정감을 줬다.

각진 듯한 전면부는 검은 라디에이터와 어우러지면서 마치 스타워즈 속 '스톰트루퍼 헬멧'을 연상시킨다. 또 긴장감과 여유로움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며 깔끔한 인상이었고, 곡선을 큼직하게 활용해 두툼하게 마무리했다. LED가 촘촘히 붙은 헤드램프 DRL 주간주행등도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런 품위가 느껴진다.

아울러 프론트에서 시원하게 뻗어 나온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리어 펜더로 이어져 풍부한 볼룸감을 자랑하며 강렬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역동적 디자인의 16인치&18인치 알로이휠 및 18인치 다이아몬드컷팅휠도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후면부 디자인은 단단한 근육질 어깨처럼 보이며, 여기에 범퍼 하단에 안개등을 적용해 유니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뿐만 아니라 리어도어에서 시작해 프론트도어와 펜더 후드가지 연결된 크롬라인 역시 고급스런 느낌이다. 

한편, 실내에서는 쫙 뻗은 날개 형상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인테리어 전체를 끌어안은 동시에 탑승자로 하여금 이목을 자연스레 센터페시아로 집중시키면서 넓은 공간감을 선사한다. 이 때문인지 저렴한 자재에도 고급스런 내부 인테리어를 완성시켰다.

이와 더불어 국내 업계 처음으로 '6컬러 클러스터'를 적용해 취향에 따라 계기판 색상을 △레드 △블루 △스카이 블루 △옐로 △화이트 △블랙 총 여섯 가지로 변경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도 스포츠카에 주로 사용되는 '스포티 디컷(Sporty D-Cut)'을 채택해 운전하는 재미를 향상시켰다.

여기 더해 높은 실용성과 최적화된 공간설계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도 만족스러웠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마련된 도어포켓에 각각 음료 2잔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고, 뒷좌석에도 2개 대용량 컵홀더를 마련했다. 특히 1795mm에 달하는 전폭을 기반으로 넉넉한 2열 공간을 확보해 뒷좌석에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동급 유일 듀얼존 전자동 에어컨 △운전석 통풍시트 △열선 스티어링휠 △2열 열선시트 △6개 센서 적용한 전후방 장애물 감지시스템 등 편의사양도 가격대비 훌륭했다. 

◆제동능력 우수하지만 소음은 어찌할까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정숙한 가솔린 엔진이 드라이버의 몸을 가볍게 진동시킨다. 아이들링(정지상태의 엔진저속회전)은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티볼리에 장착된 e-XGi160 가솔린 엔진은 쌍용차가 3년여 개발기간을 통해 탄생한 파워트레인이다. 아이신사(社) 6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화로 △최대출력 126ps △최대토크 16.0kg·m의 성능을 발휘하지만, 1.4L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은 트랙스(140마력, 20.4kg·m)보다는 제원상 다소 부족하다.

 

가속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자유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아봤다. 아무리 CUV라고 하지만, 100km/h에 도달하는 데에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가속능력은 부족했다.

또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이유에선지 가솔린차임에도 엔진음이 차내에 시끄럽게 울려 퍼질 정도다. 속도를 120㎞/h 이상 높이자 풍절음이 더욱 심하게 들리고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걸러내지 못했다.

다만 고속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때 급제동에도 높은 안정감을 제공했으며 재빠른 동작도 무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덜컹거리거나 밀리지 않았고 차량 속도를 안정적으로 줄이는 브레이크 성능은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만큼 우수했다.

여기에 인체공학적 배려를 아끼지 않은 세미버킷 시트가 코너링 및 고속 주행 시 탁월한 안락감과 안정성을 제공하며 '퀼트 스티치 라인'을 넣어 고급스런 감각을 부여했다.

티볼리 주행에서 있어 또 하나의 강점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노말 △컴포트 △스포츠 모드로 스티어링휠 효과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스티어'다. 주차나 시내, 고속주행에서 스티어링휠 효과를 체적으로 제어 가능해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특히나 여성운전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에 익숙한 탑승자들은 통통 튀는 승차감에 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고속주행에서는 오히려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을 찍고 출발지로 돌아와 확인한 연비는 12.8㎞/L. 시내주행이 아닌 고속 위주 주행인 만큼 복합연비(12.0㎞/L)보다 잘 나왔으나, 트랙스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편이다.

쌍용차가 야심차게 준비한 티볼리는 출시 전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큰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던 탓인지 정작 디자인과 가격경쟁력을 제외하면 QM3는 물론, 트랙스와 비교해도 큰 장점은 찾기 힘들다.

오히려 초창기 모델인 만큼 더 보완할 점이 곳곳에 눈에 띈다. 신차효과로 높은 판매량을 올리겠지만, 오는 6월 등장할 티볼리 디젤 모델에 더욱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본다.

티볼리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TX(M/T) 1635만원 △TX(A/T) 1795만원 △VX 1995만원 △LX 2220만~234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