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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AS망 선언' 화웨이, 까다로운 한국시장 적응할까?

임혜현 기자 기자  2015.01.22 10: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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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SK텔레콤이 TCL 단말기의 한국 출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미 상륙한 중국 대표업체 화웨이의 안착 가능성도 시선을 받는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이후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는데, 국내 스마트폰 출고가가 떨어지면서 중국폰의 저가 공세가 희석되는 상황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그간 아이폰을 제외한 외산폰이 국내시장에서 이렇다 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일본 유명 가전기업 소니도 2년여만에 휴대폰시장에 재진출하기도 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지원금 축소로 중저가폰 수요가 확대되는 상황에 좀처럼 외산폰 붐이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먼저 작용하는 문제는 차이나 디스카운트 문제. '중국산'이라는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감안한 상황에서 싸워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화웨이는 국내시장에서 의미 있는 판매고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이미지의 부정적 여파를 해결하지 못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판매가 부진하자 출고가를 종전 52만원대에서 33만원선으로 크게 낮췄다.

초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이미지 메이킹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여러 문제에 더해 화웨이가 A/S 문제 등 약점이 부정적 이미지로 형성·연결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했다는 풀이도 있다.

결국 현재의 화웨이 상황은 '단통법에도 소비자들은 중국폰을 원하지 않는다' vs '중국폰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엇갈린 해석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화웨이는 근래 국내에서 택배 및 퀵 서비스를 통한 무상 A/S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국산 휴대폰이 A/S망의 편의성을 갖췄기 때문에 외산폰이 상대적으로 약체일 수밖에 없지만, 초반에 깔린 부정적 인식이 더 이상 퍼지는 것을 차단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방어막을 형성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들어온 X3와 A/S망의 보강은 결국 그 자체도 의미가 적지 않지만, 시장 개척의 '실험' 측면에서도 조망할 수 있다. 단통법 국면에도 화웨이의 제품이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한국은 외산폰의 무덤' 공식에 실금이 가는 상황만 만들다면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하고 스마트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중국산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들여올 가능성은 SKT의 시도에서 보듯 농후하다. 이런 추후의 국면에서 화웨이 등이 얻을 바가 적지 않은데 그때까지 버틸지가 문제다. 

현재 일본과 한국이 ICT영역에서 여러모로 '시장의 갈라파고스화'를 겪어온 데에는 자국 시장의 까다로운 각종 소비자 욕구에 맞추는 데 특화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화웨이의 A/S의 보강 신호탄에 이어 앞으로 팬택이 새 주인을 찾은 후 외산폰 A/S를 맡는 새 캐시카우(수익창출원) 개척에 나설 가능성 등 시장 변화 상황 국면이 주목된다. 화웨이 등의 반격이 이뤄질 여지도 없지 않다. 

화웨이의 경우, 자체 개발한 모바일AP(기린 AP)를 지닌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다. 현재 글로벌 기준으로도 스마트폰 제조사 중 AP를 자체 개발하는 곳은 애플과 삼성 및 LG전자 등 불과 얼마 되지 않는다. 자체 AP를 갖고 있으면 스마트폰 개발 시 최적화와 성능 향상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등 이점이 많다.

이미 휴대폰시장에서는 구매 패턴 등에서 일부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고가품을 싸게 사려는' 데 방점이 찍히던 수요에서 '싼 물건을 더 좋은 조건으로 구매하려는' 단통법의 당초 취지에 부합하는 수요층이다.

외산폰 중에서도 화웨이 등 중국폰이 이 같은 새 수요를 담으려면 판매경쟁이라는 싸움에 필요한 '맷집'에 가격, 기술력은 물론 A/S 등 요소까지 요구하는 우리시장의 특성에 얼마나 적응할지가 관건이다. 이번 첫 구애를 보낸 화웨이에 앞으로 시장이 어떤 화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