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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준비한 '티볼리' 쌍용차 웃기고 울리는 이유

해고자 문제 해결할 등불로 떠올라…사측 원론적 얘기만 반복

노병우 기자 기자  2015.01.21 17: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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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쌍용자동차가 최근 선보인 티볼리(TIVOLI)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22일 사전계약 실시 이후 지난 20일 기준으로 티볼리의 예약현황은 5000대를 넘어섰고, 인도까지는 약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티볼리는 쌍용차가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와의 인수합병(M&A) 이후 처음 선보이는 신차며, 42개월의 연구개발기간과 35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을 정도로 쌍용차가 심혈을 기울인 모델이다.

무엇보다 티볼리의 돌풍은 저렴한 가격대임에도 고급 사양이 다수 채용된 점이 소비자들의 시선을 모으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또 쌍용차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연예계에서 시작된 티볼리 관련 발언들은 티볼리에 대한 관심을 폭증시켰다.

하지만 신차 출시의 경우 모두가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쌍용차는 현재 희비를 동시에 맛보고 있다. 티볼리 출시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모으는 역할도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쌍용차도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 

이에 대해 티볼리 출시 행사장과 평택공장을 방문한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은 "현재 중요한 것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이고 무엇보다 먼저 현재 근무하는 4800여명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티볼리 등 향후 신차 판매확대를 통해 경영상황이 개선된다면 2009년에 퇴직했던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도록 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더욱이 쌍용차 측은 복직 대상의 경우 해고노동자가 아닌 희망퇴직자라는 게 공식입장이다. 지난해 대법원이 '쌍용차의 정리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만큼 해고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방법은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가 흑자전환해야 퇴직했던 노동자를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을 반복하자 SNS를 통한 티볼리 불매운동 바람이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다른 일각에서는 쌍용차 입장을 이해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티볼리 판매량이 곧 평택공장의 가동률로 연결되고, 가동률이 높아지면 쌍용차에서 희망퇴직 했던 노동자들이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볼리가 대박 나면 해고노동자의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고, 판매가 부진하면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쌍용차로서는 복잡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요즘 티볼리 판매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으로 연계시켜 응원하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쌍용차가 티볼리 판매호조에도 해고노동자 복직에 대한 고민을 배제하면 불매운동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회분위기도 그렇거니와 쌍용차는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을 투자한 티볼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기업체로서의 사명도 있는 만큼, 쌍용차가 티볼리를 통한 터닝포인트를 어떻게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