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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4·29 재보선 여야 전략 뜯어보니…

與 전략공천 배제 못해 野 야권표 분열 변수에 촉각

이금미 기자 기자  2015.01.21 16: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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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 상반기 민심의 향배를 가늠하게 될 4·29 재·보궐선거가 21일로 'D-98일'을 맞았다.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재보선 준비로 정치판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움직임에는 약간의 편차가 보인다. 새누리당은 100% 여론조사를 통해 조기공천으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제3 신당 출현 등 야권표 분열 변수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지역은 서울 관악을, 광주 서을, 경기 성남중원 세 곳이다. 이들 지역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따라 통진당 소속 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보궐선거가 확정됐다.
 
여기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 재보선도 추가되면서 여야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집권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재보선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형편이 급해졌다.

◆이군현 "적절한 후보 아니면 삼고초려해야"

새누리당은 지난 12일 일찌감치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를 꾸렸다. 19일부터는 후보자 접수를 받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내달 초까지는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후보 등록에 임박해 공천을 마무리했던 전례를 깨는 모양새다.

서울 관악을을 비롯해 광주 서을, 경기 성남중원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인 만큼 후보를 빨리 확정해 출발선에 먼저 세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4월 재보선 후보 공천은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대표가 밝힌 상향식 공천의 시험무대라는 점에서 당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다. 새누리당은 후보 공천을 100%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론조사 대상은 일반국민 70%+당원 30%의 비율이며, 전화면접조사로 실시한다.

그러나 전략공천 전면 배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섣불리 예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칙이 100% 여론조사를 통한 상향식 공천일 뿐,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판단될 때는 전략공천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것.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역시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략공천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볼 때 적절한 후보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모셔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은 없다"던 김 대표의 이전 방침에서 멀어진 것으로, 새누리당이 야권 후보 복수 출마에 기댄 채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황식 전 총리 차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신당 창당, 전 통진당 의원들 출마 비롯 악재 겹쳐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에서 재보선은 당의 전력이 2·8 전당대회에 집중되다보니 뒷전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다만 당권을 누가 잡든 4월 재보선 후보 공천이 전당대회를 통해 뽑힐 새 지도부의 첫 역할이라는 점에서 전당대회 뒤 당의 구심점이 재보선체제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물론 새정연을 둘러싼 재보선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는 세 곳의 경우 야권 강세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진보진영 한쪽에서 신당 창당을 통해 자체 후보를 내겠다는 형편이어서 여론의 관심도 신당 쪽에 쏠린 상황이다.

새정연으로서는 전당대회를 치르자마자 재보선을 놓고 진보진영 간 벌여야 하는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모임과 정동영 전 의원이 천정배 전 의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을 후보로 영입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진보진영 인사들 간 경쟁도 이번 재보선의 관전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같이 인지도가 높은 인사들이어서 새정치연합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상규 전 의원(서울 관악을), 김미희 전 의원(경기 성남중원), 오병윤 전 의원(광주 서을)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어 표 분열은 물론 판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새정연 현역 의원들은 이번 재보선 공천 방식을 보고 새 지도부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새정연 한 의원은 "당 대표 후보 간 서로 '계파 정치를 한다'며 비난하는 것도, 정동영 전 의원이 신당을 차리겠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내년 총선 공천을 의식해서가 아니냐"며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원칙만 내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중앙당의 무게 중심이 전당대회에 집중된 상황과 달리 새정연 소속 상당수 재보선 예비주자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등록을 잇따라 마친 후 표밭을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