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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여행 노잣돈 200만원 꿔준 순천시의회 '뜨거운(?) 동료애'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1.21 10: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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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의회가 호주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비부족을 메우기 위해 동료들에 책정된 여행경비(1인당 200만원씩)를 빌려 출국한 사실이 밝혀져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순천시의회에 따르면 문화경제위원회(위원장 박광득) 소속 의원 7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3명 등 총 10명은 '농·축산물 선진 생산기법 및 문화관광산업 활성화'를 명분으로 8박10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출국해 오는 24일 순천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번 일정은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따른 농업선진지 견학을 통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견문을 넓힌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번 해외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4400만원의 시비로, 1인당 440만원씩이 소요된 셈이다. 시의회는 특히 지방의원 국외여비 규정에 따라 책정된 1인당 여행경비 200만원이 부족하다며 여타 2개 상임위 동료 의원들의 여행경비를 빼내는 편법까지 저지르고 있다.

순천시의회는 지난해 10월에도 유럽 5개국 8박10일 국외연수를 추진하면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동료들의 여행경비를 빌려 사용하는 좋지 않은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의원들이 동료들의 여행경비까지 축내는 것은 현실에 비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에 기인한다는 것이 시의회를 잘 아는 지역정치권의 진단이다. 의원들은 "200만원으로는 동남아 경비 밖에 안된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타 지역 시군의회의 경우 원거리 해외 연수비용 부족분의 경우 자부담하는 사례와 비교할 때 순천시의원들의 특권의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연수 일정도 관광성 행사가 대부분이다. 뉴질랜드 와이토모 석회동굴, 마오리 민속마을 탐방, 탄광촌 견학,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등 관광성 외유일정이 적잖게 포함됐다.

또한 이번 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의 국외연수를 떠난 7명의 시의원 가운데 4명이 초선 또는 한 번 걸러 재선된 인물들로 짜여져 단합대회 성격도 짙다는 것이 이들을 잘 아는 정치권의 관전평이다.

크고 작은 선거에서의 20여회 투표경력자인 연향동 주민 임모씨(48)는 "매번 해외연수가 논란이 되는 것은 국외여비를 핑계삼아 바람이나 쐬러가자는 의원들의 인식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여행경비가 부족하면 자비를 내는 방법도 있고, 아니면 매년 떠날게 아니라 2년치를 모아서 다녀오면 되는 문제"라고 말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