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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원대 빼돌린 보이스피싱사기단 '5초 실수'로 덜미

중국 조직과 이원화체제, 국내 79명 가담

하영인 기자 기자  2015.01.21 10: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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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중국 조직과 연계, 수백 차례에 걸쳐 5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국내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결정적인 단서는 조직에서 일하던 한 상담사의 '5초 실수'였다. 이들 조직이 2개월간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현금만 50여억원이며, 전체 범행 기간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20일 부산 금정경찰서는 불법 콜센터를 운영하면서 개인 금융정보와 대포통장을 수집해 중국 보이스피싱 사기단에 건네는 등 전화사기를 공모한 혐의로 국내 조직 총책 이모씨(53)와 관리팀장 등 5명을 구속하고 상담사와 통장 대여자 등 7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단속을 피하려 작년 1월부터 1년간 서울 오피스텔에 콜센터 6곳을 차려놓고 텔레마케터 12명을 고용해 개인 금융정보를 모았다. 

신용도가 낮은 이들에게 대포폰으로 전화를 걸어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며 접근, 대출 내역 등 정보를 파악한 뒤 실시간으로 중국 조직에 넘겼다. 건당 5000원씩 무려 1만5000명의 금융정보가 팔려나갔다. 

중국 조직은 5분 뒤 이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보증보험료와 기존 대출금 변제 등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씩을 가로챘다.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7월부터 두 달간 449차례에 걸쳐 54억원이 중국 사기단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대포통장은 주류회사로 속여 이씨 등이 통장 임대료 명목으로 1500명으로부터 5만원에 구입, 중국 사기단에게 개당 50만원에 파는 수법을 내세워 총 7억5000만원을 챙겼다.

범행 정보와 도구를 국내 '물밑 조직'이 공급하고, 실제 보이스피싱은 중국에서 벌이는 이원화 체제로 사기단을 운영한 것이다.

1년간 이어진 이들 범행은 상담사 강모씨(44)의 작은 실수로 덜미가 잡혔다. 콜센터에서 일하던 강 씨가 본인의 휴대전화로 범행용 대포폰에 5초간 전화를 건 내역이 경찰 수사망에 포착된 것이다. 

해당 대포폰의 통화내역을 추적하던 경찰은 강씨 휴대전화와 대포폰의 발신 기지국이 동일한 것을 의심, 강 씨를 미행한 끝에 콜센터 사무실 위치를 확인했다. 

적발 당시 이들의 컴퓨터·USB 안에는 2000만건 개인정보를 비롯해 범행 관련 정보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