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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택배시장 진출 막아라"'CJ·한진 가세한 매머드급 시장전쟁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업계 소통으로 농산물 유통 근본 문제 해결 노력해야

이보배 기자 기자  2015.01.20 14: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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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통합물류협회(이하 물류협회)가 농협 택배시장 진출에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가시화된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설에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류협회는 20일 서울 팔래스호텔 글랜드볼룸홀에서 민간택배시장의 붕괴를 초래하는 '농협의 택배업 진출 백지화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앞서 택배업계는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중소택배사 줄도산 및 민간택배시장의 공멸을 우려해 청와대, 농림부, 농협중앙회 등에 농협의 택배진출을 반대하는 탄원서 및 연대서명부를 제출했다. 또 주요 지역을 운행하는 255대 택배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해 시위운행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박재억 물류협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농협은 우체국택배의 주5일제 시행과 택배단가를 진출 명분으로 택배시장을 공멸로 내몰고 있다"며 "농협이 택배사업 진출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2000년 공공기관인 우체국이 불공정한 특혜를 받으며 진입하면서 민간업체들의 줄도산이 이어지고, 택배단가는 반토막이 났다"고 제언했다.

다만 민간택배사들은 과당경쟁 시장 아래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택배서비스를 전달하고자 노력해왔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자산규모 290조, 44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거대공룡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은 민간 택배시장에 다시 한 번 단가경쟁을 부추겨 지난날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무엇보다 농협이 민간 택배시장이 진출할 경우 민간택배사와의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 택배사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적용을 받아 엄격한 증차 규제를 받지만 농협은 우체국이 우편법 적용을 받는 것처럼 농협법에 따라 각종 세제감면, 규제 예외적용 혜택, 보고금 지원 등에서 불공정한 특혜를 누리게 된다는 것.

특히, 박 회장은 "농협의 택배진출 이유는 우체국 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중단되는 우체국택배의 토요일 물량은 택배시장 전체 물량 중 0.006%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고작 0.006%를 메우고자 거대 자본을 투자해 3년 안에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말은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농민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펼쳐진 농협의 배불리기 사업은 꽃집, 장례식장, 주유소에 이어 이제는 택배사업까지 뻗쳐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하고 있다"며 "이는 택배시장 전체를 공멸케 하는 자해행위"라고 규정했다.

더불어 "농협은 택배업 진출 의사를 철회하고, 농협의 배불리기가 아닌 진정 농민을 위해 민간택배사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농산물 유통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이에 걸맞은 즉각적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차동호 CJ대한통운 부사장, 이재복 현대로지스틱스 대표이사, 신환산 한진 전무이사 등 업계 대표 12명이 참석해 농협의 택배시장 진출 선언을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