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한지주가 내년 4월1일로 예정된 조흥은행과의 정식통합을 앞두고 존속법인 결정과 통합은행명 결정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통합은행명이 '신한은행'으로 결정된게 아니냐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만약 신한은행으로 결정된다면 이는 화장실 갈때와 나올때 마음다른 전형적인 사례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법인세 감면 혜택 있을 땐 신한과 조흥의 통합은행명칭을 조흥은행으로 사용하겠다고 노사정합의문에 서명했으나 조흥은행의 실적호전으로 세제혜택이 없어지자 신한지주는 통합은행명을 신한은행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존속법인을 조흥은행으로 하고 통합은행 이름도 조흥으로 한다는 노사정합의문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어서 큰 파문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김병주 위원장 "미래지향성은 신한은행이 낫다" 발언 물의
김병주 신한-조흥은행 통합추진위원장은 최근 "조흥은행이라는 이름도 역사적으로 좋은 이름이지만 역동성 미래 지향성은 신한은행이 낫다"며 "과거보다 미래에 맞춰야 하지 않겠느냐"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한술 더 떠 "여론조사 기관 작업이 이미 다 된 상태로 뚜껑만 열면 된다"고 말해 통합은행명이 사실상 결정됐음을 암시했다.
결국 위의 두 발언을 연결짓는다면 통합은행 명칭은 '신한은행'으로 결정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물론 신한지주의 통추위나 홍보팀에서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신한은행 명칭 사용으로 굳어져가고 있는 분위기다.
조흥은행 노조도 자체 확인 결과 "존속법인과 통합은행명이 신한은행으로 결정났다"고 밝혔다.
만약 통합은행명칭이 신한은행으로 결정난게 사실이라면 신한지주의 방침은 2년6개월전에 작성한 노사정 합의문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이 노사정 합의문 작성에는 당시 예금보험공사 이인원 사장까지 사인한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노사정 합의문 "통합은행 명칭은 조흥으로"
2003년 6월22일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을 인수키로 하면서 예금보험공사와 신한지주 사장, 조흥은행장 및 금융산업노조위원장, 조흥은행 노조위원장등이 공동서명한 노사정합의문에는 버젓이 "통합시 존속법인은 조흥은행으로 하고 통합은행의 명칭은 '조흥'을 사용하되 통추위에서 결정한다"고 돼있다.<아래 사진참조>
그러나 신한지주는 '통추위에서 결정한다'라는 문구만 부각시키면서 신한은행으로의 존속법인과 통합은행명을 내심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앙대 등 법학자와 한성대 등 경제학자들이 지적하듯이 문구상 당연히 존속법인은 조흥은행으로 하고 통합은행 명칭도 조흥이 들어가야 한다.
다만 신한지주측은 조흥이란 이름을 단독으로 쓸지, 아니면 신한이란 이름과 어떻게 결합시킬지 판단할 권한만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지주측은 억지 해석을 하면서 신한은행이란 이름을 쓰기 위한 사전포석을 진행중인 것이다.
이 합의문은 법적 강제력이 없다고 하나 조흥노조 주장대로라면 김진표 부총리가 입회한 가운데 신한지주 사장이 조흥노조와 문서로 약속한 사항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신한은행이란 명칭을 쓰겠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이라는게 업계와 조흥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조흥노조는 지난 23일 쟁의를 결의하는 등 사태가 급속히 악화돼가고 있다. 27일에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 조흥은행 노조 "향후 사태 전개따라 총파업 불사"
조흥은행 노조의 정찬일 전문위원은 "향후 신한측이 노사정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쟁의수위를 점차 높여가겠다"면서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흥노조는 신뢰가 생명인 금융업, 특히 은행업에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합의사항을 파기하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은행 내부로부터의 반발과 신한이란 브랜드의 흠집등으로 인한 손실은 합의사항 파기로서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클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조흥은행은 한국기네스북에 남아있는 최고(最古)의 법인기업이요 은행이다. 신한지주측이 합의문을 깨면서까지 108년의 조흥은행 역사를 단절시킨다면 그 비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얘기다.
이번 주안으로 예정된 존속법인과 통합은행 명칭에 관한 최종 결정 발표가 어떻게 날것인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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