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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發 돌발변수에 증시 출렁 "속내는 대유로존 협상력 높이기"

유로화 약세 유력한 상황서 선제 조치로 풀이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16 13: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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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스위스 중앙은행(SNB)이 돌발적인 최저 환율제 폐지와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16일 국내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시장이 격랑에 휘말렸다.

원·달러 환율이 개장 직후 11원대 급락 출발한 가운데 코스피 역시 외국인 이탈이 지속되며 1% 넘게 하락세를 타고 있다. 우리뿐 아니라 일본 니케이225지수가 장중 2% 넘게 주저앉았으며 홍콩과 대만증시도 약세다.

문제는 '변동성'이었다. 스위스는 글로벌시장 가운데서도 안정감 있는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국가였다. 그런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통화완화 카드를 꺼내면서 통화시장을 뒤흔들었고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극도로 끌어올렸다.

전날 유로·스위스프랑 환율은 장중 한때 0.8500프랑까지 밀려 30% 가까이 폭락했고 달러·스위스프랑 환율도 0.7360프랑까지 주저앉아 2011년 8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스위스는 2011년 9월 자국 화폐의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1유로당 최저 환율을 1.20스위스프랑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통해 당국 차원에서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정책이 속속 구체화되면서 환율 방어에 따른 비용부담이 급증했고 추가 국채매입이 실시될 경우 버티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금리인하도 추가 단행됐다. 예금금리를 기존 -0.25%에서 -0.75%로 낮췄고 기준금리인 3개월 리보(LIBOR) 범위 역시 -0.75~0.25%에서 -1.25~0.25%에 맞춰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SNB가 유로화 약세에 대응하고자 금 보유고를 확충하는 방안을 제시했고 마이너스 예치금리를 도입했지만 환율 방어 비용 급증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며 "ECB의 국채매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자국통화 상승 방어를 포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이 스위스의 대유로존 협상력 강화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금융산업이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스위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고 감소와 자본 이탈 우려에 시달려왔다.

윤영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CB 정책 방향에 따라 유로화 추가 약세가 유력한 상황에서 스위스프랑을 유로화에 묶어놓을 경우 스위스에서 추가 자본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반대로 이번 유로화 약세 국면을 기회 삼아 유로존 자산을 싼 값에 사들여 장기적으로 경제적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계산도 깔렸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단 스위스발 충격 자체가 국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 주요증시가 ECB의 추가 양적완화(QE) 기대로 급등한 상황에서 불확실성만 잦아든다면 외국인 수급도 반전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기본적으로 밸류에이션에 근거한 투자를 지향하기 때문에 대외적인 변수들이 안정을 찾으면 국내증시에서 다시 순매수 흐름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