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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항공 '안고수비(眼高手卑)' 한 번 더 생각할 때

노병우 기자 기자  2015.01.16 13: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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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는 대형항공사들에 특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정지 처분과 이를 두고 펼쳐진 대형항공사들의 진흙탕 싸움, 대한항공의 땅콩회항까지 많은 이슈들이 존재했다.

사실 작년 항공업계는 유가하락과 국내외 여행객수 증가로 수익이 증가했지만, 저비용 항공사(이하 LCC)들과 달리 대형항공사들은 각종 사건·사고들 탓에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5일 새 성장 동력으로 에어부산에 이어 수도권을 거점 삼은 제2의 LCC를 올해 안에 출범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부터 수도권을 위시한 LCC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설립 시기가 미뤄지는 상태였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은 제2의 LCC가 설립된다 해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제2의 LCC 설립은 기존 노선의 효율적 운영과 합리화를 통해 전반적인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라는 것.

즉, 아시아나항공이 수익성 높은 노선에 집중하고 적자를 면할 수 없는 노선들은 과감하게 LCC에 밀어줘 '윈윈 전략'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LCC 시장은 양적 및 질적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여기서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설립은 노선과 수요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공급만 늘어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는 과다경쟁에 따른 혼란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경쟁사들과의 경쟁이 필연적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제2의 LCC가 그들이 예상한 만큼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또 초기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구입을 포함해 다방면으로 많은 자본의 투자도 필요하다. 

이처럼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을 두고 회의적인 외부 시각이 분명 존재한다. 더 나아가 LCC 설립이라는 선택이 다소 무리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객실승무원 8명이 지난해 정기교육을 기한 내에 받지 않고 1개월가량 객실 업무를 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을 빚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항공법에 따라 항공기 운항정지 10일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대해 "행정상 착오로 받지 못했다"며 "실수를 확인하고 바로 교육을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아시아나항공의 기본적인 실수는 최근 대형항공사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불난 집이 자신의 집인 줄도 모르고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사실 어느 때보다도 지금은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다. 눈앞의 이익, 혹은 앞으로의 이익을 쫒다 중요한 기본을 놓쳐서는 안 된다. 기본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가장 먼저, 또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제2의 LCC 설립도 마찬가지다. 물론, 제2의 LCC 설립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합리화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일 수는 있다. 

그러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자칫 모럴해저드 논란까지 번질 수 있는 빌미를 마련해주는 것은 물론, LCC 후발주자로 시장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 그럼 그때는 이미 늦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이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항공사로 '기본도 안 된 항공사'라는 오명은 얻질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