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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건물 41억 줘도 안아깝다던 순천시청, 갑자기 '변심예산' 뒷말

박대성 기자 기자  2015.01.16 11: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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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남 순천시가 시의 영속성 차원에서 자치단체 통합 이전의 옛 승주군청 건물을 건물주인 교보생명으로부터 41억원에 할부 매입한 뒤 불과 2년만에 철거예산을 편성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뒷말을 낳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2013년 4월 원도심에 자리한 옛 승주군청 건물과 부지 2261㎡(684평)를 공시지가로 41억여원(이자포함)에 5년 할부로 매입해 원도심 재생중심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순천시가 고가매입 논란에도 옛 승주군청 건물을 사들인데는, 이곳이 1310년 '순천부읍성' 자리인데다 건물을 문화센터나 도심재생센터로 삼겠다는 복안이었다.

3층규모의 승주군청 건물은 1979년도에 신축돼 3년간 군청사였다가, 승주읍 신설에 따라 1984년 읍내로 군청사가 이전된 이후 교보생명이 사들여 최근까지 사용해왔던 곳이다.

시에서는 이제와서 옛 군청건물이 낡아 리모델링을 해도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며 새건물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철거예산 3억원을 포함해 35억원을 들여 역사사료관(990㎡)과 시민광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군청 건물을 재활용할 경우 비용이 42억원(내외부 수선 20억, 리모델링 22억원)이나 철거 후 역사사료관을 짓게 되면 35억원으로 가능할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놓으며 오히려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원도심 토박이 이모씨(59)는 "교보빌딩 매입 당시 시는 '영동 1번지'이자 군청자리를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 이해했는데, 철거한다니 결과적으로는 상권 쇠락으로 지가하락을 고민하던 건물주만 이로운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순천시가 비판을 무릅쓰고 군청건물을 매입한데는 부읍성과 연자루 복원 등의 역사성을 담보할 기관유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충훈 순천시장은 "교보빌딩 시멘트 건물로 스토리가 있거나 역사나 문화가 있는 건물이라고는 보기 어려우며 잘못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군청보다는 '순천도호부(都護府, 전라좌도 남부중심지)' 관할 이미지 복원을 통해 700년 순천역사를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