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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도 인터넷마케팅합니다" 달라진 노량진시장 상인들

김광수 노량진시장상가위원회 위원 "상가 번영하려면 고용시스템 시대 맞게"

추민선 기자 기자  2015.01.16 11: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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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매서운 추위에도 매일 어김없이 새벽을 여는 이들이 있다. 새벽 2시부터 시작되는 경매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노량진수산시장 일꾼들이 그 주인공이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내 최대 수산물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은 서민들에게 싱싱한 해산물을 공급하며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곳곳에 들어선 대형마트와 비교되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예전 같지 않다. 편의시설을 위시한 종사자들의 서비스 품질, 불분명한 제품 가격 등을 문제 삼으며 수산시장을 찾던 이들이 줄고 있다는 게 시장상인 모두의 하소연이다. 

다만 아직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지는 않는다. 노량진수산시장의 활기와 가치는 여전히 매력적인 만큼 시장을 찾는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믿음이 어디서부터 발현된 것인지 시장구성원 모두에게 희망모멘텀을 전파 중인 노량진상가위원회 김광수 위원(대신수산 대표)을 만나 수산시장의 고질적 문제점과 발전 가능성 등을 짚어봤다.

-상가위원회 위원으로서 하고 있는 일은?
▲처음 도매업으로 사업을 시작하다 현재는 중·도매 및 소매판매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에 종사한지 22년째 접어들었으며 대신수산은 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상가위원회는 10여명의 상인으로 구성됐으며, 상가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위원회를 꾸렸다. 매주 월요일 정기회를 진행하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함께 공유해 해결방안을 마련 중이다.

-상가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업무는?
▲20년 넘게 수산시장에 있으면서 많은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맞았지만 전통시장의 특성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인 대부분이 고연령층으로 구성돼 새로운 방식에 대한 수용에 거부감을 표하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부분과 수산시장 근로자의 고용형태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이런 문제 때문에 내국인 소비자 발길이 줄고 있다.

상가위원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동시에 전통시장의 인식 전환을 위해 선진화 고용시스템 도입과 인터넷 문화에 맞는 고객니즈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산시장의 경우 많은 근로자들이 일급제 형식으로 근무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4대보험 가입이 불가능하다. 또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상가와 근로자 모두 장기적인 차원에서 근로형태의 개선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들은 비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에 아무런 말도 없이 근무하다 기간에 맞춰 고국으로 돌아간다.

대체인력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책임감 없이 근무지를 이탈해 많은 상인들이 고비용의 파출인력으로 대체하거나 기존 일당보다 비싼 임금을 지급하며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고비용의 부담은 결국 국내소비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불법체류자에 대한 방안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인터넷이 발달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대형마트와 직거래의 등장으로 가격경쟁력을 잃고, 부족한 서비스 마인드는 전통시장의 이미지를 더욱 떨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수산시장이 발전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문제가 되는 불법체류자에 대해서는 취업비자 확인과 만료기간을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된 후 고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상가위원회에서는 이들에 대해 비자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구청과 연계해 비자만료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공개를 요청할 계획이다.  

더불어 일급제의 폐해를 줄이고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여건마련을 위해 아웃소싱, 채용 전문업체와 연계해 근로자가 합리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무엇보다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터넷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SNS나 블로그를 통해 시장홍보를 하고 있는 소매업자들도 있지만 인식부족과 새로운 방식 도입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상인들이 많다.

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전 연령층이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옮길 수 있도록 인터넷 판매통로를 만들어 정보를 함께 공유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고객서비스 만족을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교육도 전개할 것이다.  

-전통시장의 생존방안을 거론한다면.
▲예전부터 전통시장은 넉넉한 인심과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서민들의 벗이 돼 왔다. 이러한 전통시장이 폭리를 취하고 수익 높이기에만 급급하다면, 전통시장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일부 시장 구성원의 이기심으로 전통으로 보전돼야 할 수산시장이 사라지지 않도록 서로의 배려와 이해가 절실해 보인다.

또한 노량진수산시장이 국내를 방문하는 해외관광객에게 대표적인 한국의 전통시장의 모범사례로 기억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와 사업주, 소비자 모두 전통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