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OS)인 타이젠 적용 세계가 시장 배치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TV 출시 계획이 윤곽을 드러낸 것과 함께, 이미 인도에서 첫 타이젠폰이 시장에 선보이게 됨으로써 본격적 플랫폼 전략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의 타이젠 전략은 TV를 위시해 타이젠 OS 기반의 생태계를 구축해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데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타이젠폰은 구글과의 안드로이드 동맹이 약화될 위험을 감수하고 내놓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그간 거듭 난항을 겪다 마침내 소비자들을 만나게 됐다는 점에서도 각별하다.
그러나 일각에서 점쳐지던 고급형 타이젠폰 출시 계획을 바꾸고 우리 돈 9만9000원의 저가에 내놓은 것은 성공확률을 높이려는 노력과 고민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전체적인 독자 OS 전략 전반에서 조심성을 강조하는 한편, 최근의 스마트폰 정체라는 실적 문제에서도 종합적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같이 폰 전략에서 타이젠에 지나친 무리수를 두지 않고 실리를 택할 수 있는 것은 TV에서 뒷받침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에서는 다음 달 초 타이젠 기반의 TV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주지하다시피, 타이젠은 가전기기와 자동차, 스마트폰이 서로 연결되는 IoT 시대를 앞두고 연결 플랫폼인 OS 독자화를 위해 내놓은 것이다.
스마트폰 1위 업체이면서도 OS만큼은 그간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삼성은 가전에서의 높은 기술력과 경쟁력으로 이런 상황을 우회하려고 한다. 앞서 2009년 독자 OS 바다를 개발 이후 7년 만에 독자 OS 시장 주도권 잡기에 다시 뛰어드는 무기는 TV가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TV 신제품으로 SUHD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퀀텀닷 TV로 분류되지만, 단순히 퀀텀닷에만 초점을 맞춰서 볼 것은 아니다. SUHD의 'S'는 삼성을 뜻하기도 하고 스마트나 슈퍼, 스타일리시라는 의미까지 아우른다. 압도적인(Spectacular)이란 희망사항 같은 뜻 역시 담겼다는 전언도 있다.
SUHD가 TV의 새 표준이 되면, 즉 TV 제조업체를 비롯해 영화사, 스트리밍서비스업체 등이 모여 만든 연합체 UHD 얼라이언스를 주도하고 SUHD에서 선보인 화질을 UHD 화질의 표준으로 삼게 되면 그만큼 스마트홈시대의 중심에서 차지하게 될 파이도 커진다.
표준을 차지한다는 것은 콘텐츠 제작이나 TV 제조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은 물론 스마트홈의 기둥인 스마트TV 시장에서의 메인 스트림을 좌우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삼성이 첫 타이젠폰을 저가시장에서 실속 모델로 띄우되, 타이젠 탑재 TV인 SUHD를 올해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선보인다는 쌍끌이 전략이 '소프트웨어가 제조사의 갑'이라는 지금까지의 상식을 깰 수 있는 카드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