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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복합쇼핑몰 전략" 현대산업개발 vs 롯데자산개발

유통업 부동산개발투자사 라이벌…부지개발 전문 vs 구매력 강화 비중

전지현 기자 기자  2015.01.15 16: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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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유통업계 신 트렌드로 떠오른 몰링. 유통전문기업 신세계, 롯데, 현대백화점 등 빅3가 앞 다퉈 몰링사업에 나서는 가운데 10년 전 현대아이파크몰은 '아이파크몰'이라는 그 당시만 해도 용어조차 생소했던 복합쇼핑몰을 국내에 처음 전파했다. 이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씨티 등 다수의 복합쇼핑몰이 곳곳에 들어섰고 2011년 12월 롯데가 김포공항 근처에 롯데몰 김포공항을 열면서 본격적인 복합쇼핑몰 시대에 돌입한다.

롯데의 경우 김포공항몰 이전에도 2010년 서울 청량리점과 부산 광복점으로 복합쇼핑몰을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이미 존재했던 롯데백화점을 리뉴얼과 함께 확장한 형태로 선보였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계획적인 설계를 통해 '몰링'을 도입했던 것과는 개념이 다른 것을 평가된다.

롯데 내 복합쇼핑몰은 롯데자산개발이 부지선정부터 운영까지 담당한다. 따라서 사업 내용만 놓고 따져볼 때 현대아이파크몰의 모기업으로써 운영을 제외한 부지선정과 개발을 책임지는 현대산업개발과 롯데의 복합쇼핑몰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롯데자산개발의 사업형태가 비슷하다.

◆몰링사업 부지개발부터 사업계획까지 진두지휘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05년부터 용산 랜드마크인 용산아이파크몰을 운영해왔다. 모태는 1976년 3월에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하며 설립된 주택건설 전문업체 한국도시개발과 1977년 10월14일에 설립된 토목, 플랜트 건설업체 한라건설이다. 두 회사가 1986년에 합병해 현대산업개발주식회사로 탄생했다.

한국도시개발은 현대그룹 내에서 주택건설을 전담해 현대아파트를 공급해온 주택전문 건설사로 전국에 현대아파트를 건설했다.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 동생 정인영 현대양행 회장이 설립한 한라건설은 토목공사와 플랜트, 해외사업, 국내 다수의 발전소 건설, 도로·간척 및 항만사업 등 토목사업과 다양한 건축공사를 수행했다. 1986년 합병뒤 현대산업개발은 종합건설업체로 발전, 1999년 정몽규 회장 취임을 계기로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다.

계열사로는 △기능성 합성수지 제품의 제조 및 판매하는 현대EP(주) △건물 등 관리서비스업을 하는 아이서비스(주) △건설 및 부동산업을 하는 아이앤콘스(주) △임대·도소매업을 하는 (주)현대아이파크몰 △피아노 등 악기 제조 및 판매업(주)영창뮤직 등 총 26개사가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2001년 12월 설립, 2007년 7월 롯데컨소시엄(롯데쇼핑 60%, 롯데건설 40% 유상증자)을 통해 상호를 케이비수림에서 롯데자산개발로 변경했다. 주로 롯데그룹에서 실시하는 사업의 부지선정부터 구조와 콘셉트, 자금조달 계획에 이르는 전체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설계, 인허가까지 담당한다. 여기에 금융자문, 컨설팅 자산관리와 더불어 복합쇼핑몰에 있어선 운영관리도 맡아한다.

현재까지 롯제자산개발이 참여한 롯데 사업으로는 △롯데몰 김포공항, 롯데몰 수원역, 롯데몰 송도 등 복합쇼핑몰과 롯데피트인 개발 및 운영 △제주호텔·면세점, 중국 청두복합개발 △롯데센터 하노이 복합용도개발 등 복합개발 △롯데제주리조트, 롯데부여리조트 등 리조트사업 개발 △제2롯데월드, 부산롯데타운 등 초고층빌딩 개발을 진행해왔다.

◆사업의 목적성 같지만 주요관점 달라

복합쇼핑몰 사업만을 두고 볼 때 현대자산개발은 개발이 끝나면 운영을 현대아이파크몰에 넘기지만 롯데자산개발은 쇼핑몰 신규 출점 검토부터 개점 후 운영관리까지 쇼핑몰 운영에 관한 제반 업무를 모두 관할한다. 즉, 롯데백화점에서 확장으로 몰링 형태를 띤 곳들은 롯데백화점이, 처음부터 몰링 개념으로 개발에 나선 것은 롯데자산개발이 담당하는 구조다.

롯데몰 김포공항이 들어서는 시점에 재개 한 관계자는 "롯데자산개발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수시로 보고를 직접 챙길 정도로 특수 부서로 꼽힌다"고 말할 정도로 복합쇼핑몰에 대한 관심을 설명하기도 했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 12일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면세점 진출 소식에 신세계, 롯데 등 유통 기업들과의 경쟁 관련 질문이 쏟아져 놀랐다"며 "우리 사업은 부지개발을 통해 가치를 높이고자 함이지 구매력 강화에 초점을 둔 기존 면세사업 진출 기업들과는 목적이 다르다. 유통업계들과의 대결 구도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즉, 현대산업개발이 유통사업을 하는 주목적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것이지만, 유통업체들은 구매력 강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사업 내용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산업개발 지난 3분기 매출실적은 건설 67.3%, 유화 21%, 악기 1.6%, 유통(백화점, 임대, 유통 등) 2.8% 등으로 부동산 투자를 위해 유통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해석된다.

정몽규 회장 역시 이날 "그동안 건설에 치중했던 현대산업개발 사업 포트폴리오 비율을 앞으로는 유통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했지만 미미했던 유통 비율을 감안하면 유통사업 본격화라기보다는 확대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오너가 직접 챙긴다? 정몽규 vs 신격호

두 회사는 수장 역시 국내 굴지의 오너가가 현직에서 수장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같다.

현대산업개발은 현대아이파크몰 지분 81.54%를 보유, 막강한 지배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현대산업개발을 이끈 정몽규 회장의 부친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동생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정몽규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 입사 후 현대자동차 이사, 부사장, 회장을 차례로 역임, 현대산업개발 회장 취임 후 원가개선, 비용절감 목표로 2003년부터 4년 연속 두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신화를 기록한다. 또 정세영 명예회장을 추모하기 위한 포니정 장학재단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 롯데자산개발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  39.1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롯데케미칼 20.53%, 롯데칠성음료㈜ 14.15%, 롯데건설㈜ 11.81%, ㈜호텔롯데 7.19%, 롯데제과㈜ 7.19% 등으로 각 계열사가 롯데자산개발의 지분을 고르게 나눠 갖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롯데자산개발 대표로써 사업을 이끄는 김창권 롯데자산개발 대표는 지난 롯데피트인 오픈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수시로 만나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어 신 회장 차원에서의 직접적인 영향력에 대해 어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