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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1월 금리동결 '만장일치' 결정…시장은 엇박자

경제전망치 대폭 하향조정…통화정책 약발 무효?

이수영 기자 기자  2015.01.15 15: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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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하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2.0%로 동결했다. 지난 10월 인하 이후 4개월째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 등으로 깜짝 금리인하 조치가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이변은 없었다.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2.0%로 유지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이후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와 맞물려 가계부채가 급격이 늘어났고 국제유가 급락으로 경기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한은, 올해 경제전망 대폭 하향조정

시장은 이를 충분히 예상한 가운데서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않는 분위기다. 성장률 부진 등 경기하방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장 통화정책을 통해 금리인하를 결정한다 하더라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내수 진작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가계를 중심으로 대출 부담과 자금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이와 관련해 김명실 KB투자증권 채권 담당 연구원은 "경기부양 측면에서 금리인하 요구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의 입장이 여전히 매파적이고 올해 정부의 정책 방향이 구조개혁을 통한 체질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제 금리인하가 단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히려 한은이 올해 경제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음에도 금리동결을 결정한 것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3.9%에서 3.4%로, 물가상승률 역시 2.4%에서 1.9%(담뱃값 포함)로 낮춰 잡았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수정 경제전망치를 낮췄음에도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에 나선 것은 지금 기준금리가 충분히 부양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물가와 관련해서도 공급측 요인의 변화 없이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통화당국이 지금의 저성장, 저물가 상황을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있고 당국의 경제정책에서 통화정책의 역할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당국이 구조적인 총수요부족을 모두 금리인하로 커버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정책금리는 동결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시장금리, 이미 기준금리 인하 감안해 움직여"

그럼에도 기준금리 1%대 진입 가능성을 여전히 낙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이주열 총재를 비롯한 한은의 '매파적' 발언이 향후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금리를 끌어내리기 위한 '명분 쌓기'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늦어도 1분기 중에 추가적으로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며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당국의 정책 옵션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시사한 것도 중요한 근거"라고 지적했다.

시장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거시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잘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대응하겠다"고 답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박 대통령이 '금리인하'를 꼬집어 언급한 것에 방점을 찍으면서 지난 14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첫 1%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일단 금통위의 동결 결정에 15일 시장금리는 반등했지만 추세적인 상승으로 보기는 어렵다.

권규백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오늘 시장금리가 상승반전한 것은 과도한 기대에 대한 반작용"이라며 "최근 발표된 국내 지표가 부진했고 세계적으로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달 통화정책 방향문에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경제에 대해 "수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한 가운데 내수의 회복이 미약했으며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여전히 부진했다"고 평가했다.

GDP갭에 대해서도 지난달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달에는 "마이너스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문구를 수정했다. GDP갭은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의 차이를 말하며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된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침체된 상태라는 뜻이다.